[1년간의 실키오골계 사육일기]
믿음이와 사랑이 (2007.4 ~ 2008.6)
블로그를 하지 않았던 시절,
오골계들을 키우며 사진과 영상으로 가지고 있던 자료들을
사육일기를 통해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가끔 치킨집에서 하루 몇백마리씩 죽어나가는 닭들을 보며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지 생명은 인간 필요에 의해 만들어지고, 소비되는 것일까. 그들은 누굴까 ?
하지만 생명을 직접 키워보며 생명체에 대해 스스로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도 치킨이나 고기를 먹지만, 고기 한점한점이 그들의 소중한 생명이라고 생각하고
낭비하지 않고, 욕심부리지 않고, 감사하며 적당히 먹는 습관을 스스로 배웠습니다.
1년가까이 오골계를 키우는 동안 동물과 교감을 하며 난 많은 것을 배웠으며,
사람의 언어로만 대화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동물도 사람보다 언가의 종류가 다를 뿐,
그들도 나름대로 생각이 있으며 상대방에게 요구하는 것이 있더군요.
아이들의 정서상에도 좋은 것 같습니다. ^^
때는 2007년.
외로운 군대시절... 그동안 키우던 거북이 생각만 하며 세월을 보내고 있을때
마침 TV에서 특이한 닭 종류에 대한 방송을 보았습니다.
아름다운 자체를 뽐내는 닭의 외관에 홀딱 반해버렸습니다.
그리고 군대만 전역하면 닭을 종류별로 키워보리라 희망을 가진채 군생활을 버틸 정도였습니다.
전역 후.
2007년 닭사모카페 (http://cafe.daum.net/cock) 에 가입을 했습니다.
종류도 많고 이쁜 닭들을 살펴보며 눈팅을 하며 글 지식을 쌓다가
근처에 사는 회원분께 실키오골계 2마리를 분양받았습니다.
사이좋게 숫놈,암놈 1쌍를 데려왔습니다.
이름은 믿음이와 사랑이 입니다.
[07.04.27] 입양 후 집에서 한 컷.
요녀석들은 착하고 맑은 눈동자를 가진 애기오골계입니다. 귀요미^ㅡ^
처음에는 입자가 큰 사료를 먹이면 위에 무리가 갈까봐
계란을 으깨서 주거나, 조,수수,쌀 같은 것을 부셔 주었습니다.
[사육장은 어항]
아직 4월이라 베란다가 추워서 거실에 있는 어항에 키우기로 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어항 바닥에 신문지만 깔고 키웠는데 아이들이 배설물을 짓밟고 다녀서 지저분 해졌습니다.
그래서 사육장 셋팅을 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태망으로 만든 청결한 배설물 처리]
고민끝에 1000원짜리 고기굽는 태망을 구입해
어항 바닥크기만큼 개조하고 아래쪽에는 병뚜껑을 받쳐서 바닥으로부터 조금 뜨게 만들었습니다.
덕분에 배설물이 바닥으로 떨어져도 발이 깨끗하게 됬습니다.
배설물은 바닥으로 떨어졌고, 발에 배변이 묻지 않게 됬습니다.
마당에서 키우는 닭들은 모래로 몸을 씻고 목욕을 하기 때문에 편하지만
집 안에서 키우면 신경을 잘 써줘야 합니다.
물통은 아래쪽에 쌈장통으로 달아주었습니다.
일광욕이 부족한 날은 가끔 스팟램프로 자외선을 틀어주기도 합니다.
바닥으로 떨어진 모이를 주워먹는 모습입니다.
쉬지않고 저렇게 쪼아댑니다.
습성인가 보네요.
[07.05.01] 밥달라고 아우성을 치는 녀석들
데려온지 몇주 안됬지만 그새 적응이 됬는지 신나게 밥먹는 모습입니다.
병아리 때는 삐약삐약~ 소리를 냅니다.
[07.05.02]
밥은 동네에 개사료, 닭사료를 도매로 파는 곳이 있길래
3000원 어치를 샀는데 한달 넘게 먹였습니다.
아직 어려서 많이 못먹나 보네요.
[5월의 모습들]
몸집이 조금 커진것 같고 털도 많이 자랐습니다.
눈에는 생기가 넘치네요.
[07.05.27] 주말 일광욕 하기
주중에는 일하고 밤에 돌아와 밥을 줘서 미안했는데
대신 주말에는 오전부터 따뜻한 햇빛아래 일광욕을 시켜주었습니다.
믿음이와 사랑이가 너무 신나서 팔팔거렸습니다.
[07.06.01]
이제 제법 몸둥이가 불었습니다.
고개를 뻗으면 머리가 어항 밖으로 나올정도로 키도 컷고,
점프도 해서 어항 위까지 올라오네요.
기특합니다 ^^
[07.07월]
실키가 태어난지 100일령이 되었습니다.
날개도 커졌고, 점프도 하고, 몸집도 커졌네요.
[07.07.28]
몸집이 커져서 밥통 물통을 밟아서 다 엎어뜨렸습니다. ㅜㅜ
물이 다 쏟아져서 치우는데도 애를 먹었습니다.
그래서 아애 물통을 위로 달아버렸습니다.
설치하는 건 힘들어도 청소는 너무 편했습니다.
[07.07.29] 경마장 놀이
문이 열리자 마다 후다다닥~! 달려가서 밥을 먹네요 ㅋㅋㅋㅋ
몸이 커지니 먹는 양도 많아졌습니다.
먹어도 먹어도 항상 배고프다고 밥달라고 합니다.
부리도 더욱 힘차게 쪼아대네요.
먹다가 딸꾹질도 합니다.
[07.07.29] 물먹는 믿음이와 사랑이
물이고 뭐고 엄청나게 계속 쉬지 않고 먹습니다.
야... 이제 큰일났습니다.
몸집이 너무 커져서 2마리가 살기에는 어항이 너무 작아져버렸습니다. ㅜㅜ
그래서!
태망을 이어붙여 넉넉하게 살만한 집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집 주위로 모기장을 둘러 털이 안날리게 하였고,
밑에는 벽돌을 받쳐 배설물이 아래로 빠지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몸이 나오지 못할 만큼 구멍을 내어 밥통을 만들고
그곳에 먹이를 주고 먹게 하였습니다.
[07.08.09] 이사한 집 모습
[07.08.09] 집이 마음에 드는 믿음이와 사랑이
새로운 집의 위치는 베란다였습니다.
제자리를 찾아간 듯 싶네요.
마당처럼 넓지 않았지만 최대한 크게만들어 주었습니다.
어항안에 있을 때보다 더 신나게 놀더군요 ^ㅡ^
[07.09월] 사랑이(암컷)의 부상
사랑이가 신나게 왔다갔다 하더니만 청망에 다리가 긁혀 피가 났습니다.
이러다가 다리를 못쓰게 되는게 아닌가 싶어서 걱정을 하였습니다.
닭사모 카페에 사진을 올려 상담을 받았는데 어떻게 고쳤는지 기억은 나지않습니다.
아무튼 다행히 잘 아물었습니다. 휴 ...
철망 모서리는 안전하게 보수공사에 들어갔습니다.
[07.09.27] 바나나 먹는 믿음이와 사랑이
바나나를 같이 먹었습니다. 나도 먹고 오골계들도 먹고...
근데 요즘들어 암놈 녀석이 몸이 아픈가 이상한 소리를 내며 바닥에 주저앉습니다.
밥먹을 때는 멀쩡한데... 어디 아픈지 걱정입니다. ㅜㅜ
그리고 몇일 후 알을 낳기 시작했습니다 !
처음에는 2~3일 간격을 두고 낳더니, 얼마 후엔 매일 매일 낳습니다.
완전 감동 .. ㅜㅜ
그리고 나중에 알게된 사실인데 어느날 부터 하루에 2개를 낳는 겁니다.
이게 무슨일인가 싶어 아침에 몰래 지켜 봤더니
숫놈이라고 생각했던 믿음이도 알을 낳는 겁니다.!!
첨에 데려올 때 숫놈인 줄 알았더니 둘다 암놈이었습니다. !!
덕분에 암놈 두마리가 하루에 2개씩 알을 생산하니 계란 살 일이 없어졌습니다.
알을 몇판씩 쌓아놓고 삶아먹고, 붙여먹고, 계란찜해먹고 했는데
막상 사진 남기는 것을 까먹었습니다....
폭풍후회 중... ㅜㅜ
[07.10.30] 뻥튀기, 감껍질 주기
이제 이 녀석들은 뭐든 닥치는 대로 먹는 성체닭이 되었습니다.
알도 낳으니 어머니가 몸모신으로 가진 야채도 많이 챙겨 주십니다.
믿음이와 사랑이는 진정 우리 가족으로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07.10.30] 일광욕 하기
집청소 하는 중 오랫만에 사진이나 찍었습니다.
털도 새하얗고 이쁘고 얌전하다가 갑가지, 날으는 바람에 놀랐습니다.
아름다운 한마리의 새 같습니다.
[07.12.16] 담장위 믿음이
가끔 청소하느라 뚜껑을 열어놓으면, 담장 위에 앉아 무슨 생각을 하곤 합니다.
아무래도 맨땅보다는 담장위가 편한 것 같아 보이네요.
[07.12.16] 담장위 믿음이
안쓰러 질려고 균형을 잡는 모습이 귀엽네요 ㅎㅎ
[07.12.26] 신선한 야채로만 키움니다
밥통도 조그맣고 해서 이제 커다란 밥그릇을 안쪽에 달아주었습니다.
덕분에 푸짐한 야채도 마음껏 먹게 되어 좋아 하는 것 같습니다. ^^
[08.02.12] 추운 겨울 새벽
추운 새벽에 잘 자나 보았습니다.
베란다라서 좀 추워서 모기장 주위로 비닐을 쭉 둘어주었는데
덕분에 안 공기는 따뜻하네요.
쟁반위에 옷을 주니 저 위에서 사이좋게 잠을 자곤 합니다.
[08.02.27] 알품는 녀석
믿음이와 사랑이 둘다 암놈이지만, 믿음이는 알을 까면 나몰라라 하는데
사랑이는 알을 꼭 품습니다.
모성애가 강한 오골계네요.
아침마다 알을 꺼내는데 좀 미안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무정란이라 새끼가 태어날 수 없는 알이기에 알을 뺏깁니다...
알을 뺏길 때마다 사랑이가 꼭 슬프게 우는 것 같아서 나도 웁니다 ㅜㅜ
[08.04.19] 관찰하기
가끔 저는 가만히 관찰 하기를 좋아합니다.
믿음이와 사랑이가 나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을걸까 ?
녀석들도 내가 무슨 행동을 할까 관찰 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모두 서로를 관찰 하는 시간을 가지곤 했습니다.
무관심한 주인은 되지 말자라는 답을 얻곤 했습니다.
[08.05.03] 밥먹기
녀석들을 보고 있으면
"인간들은 왜 힘들게 살아가지?" 라는 의문이 듭니다.
그만큼 평화로운 VIP 급 생활을 누리고 사는 것일까요...
소소한 잉꼬 부부처럼 상추 하나도 나누어 먹는 모습이
엄마미소 (^ㅡ^) 를 짓게 하는 이유인 것 같습니다.
[08.05.03] 밥먹기2
가까이서 관찰카메라
[08.05.03] 밥먹기3
사료주니깐 야채도 달라고 항의를 합니다.
결국 상추를 주니깐 신나게 먹네요.
[08.05.07] 베란다에서
집 청소하는 중 집 밖에 꺼내놨습니다.
직접 손으로 쌀도 주며 친해지려고 장난도 쳤네요.
만지는건 익숙하지 않나봅니다.
[08.05.11] 물먹기
밥도 엄청 먹고 물도 엄청 먹습니다.
금방 물이 떨어져서 많이 채워 주곤 합니다.
물먹는 모습도 잘 지켜보면 참 신기하고 귀엽습니다.
<- 물먹기 움짤
[이후...]
제가 대학교 자취를 시작하면서 부터 집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마침 부모님의 아는 지인분께서 입양을 하시고 싶어하셨습니다.
저는 그렇게 믿음이, 사랑이랑 헤어져야만 했습니다 ㅜㅜ
하지만,
그 집에 가서 적응을 못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나봅니다.
녀석들이 새로운 주인에게 겁을 먹었는지 주인이 다가가면 난리를 치고
마당에 개가 있었는데 개가 못살게 굴어서 털도 많이 빠졌답니다.
게다가 알도 못낳고 매일 불안해 하고 새주인을 피해다니니깐,
지인분께서도 화딱지가 나셨는지 그만 잡아 드셧다고 합니다.
잘 키운다고 데려가 놓구서는 상의도 없이 애들 목을 따버리다니...
그 말을 전해듣고 우리 부모님도 속이 많이 상하셧나 봅니다... ㅜㅜ
이렇게 1년 3개월 동안 병아리부터 닭까지 오골계를 키웠습니다.
그리고 믿음이 사랑이는 영원히 추억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믿음이, 사랑이와 기념촬영 ^-^
이상으로 감동의 실키오골계 사육일기를 마칩니다.
하늘나라에 있는 믿음이 사랑이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닭을 키우는 점이 개나 고양이 보다 좋은점]
1. 똥 대신 알을 깐다 !
2. 계란을 사지 않아도 친환경알(오골계알)을 먹을 수 있다.
3. 오골계는 울음소리가 작아서 도시에서도 키울만 하다.
디시 - HIT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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