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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주의] 10~20대 자살자들의 유서 모음

Flyturtle Studio 2018. 7. 6.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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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teau Twins - Alice (the lovely bones soundtrack)

(BGM클릭재생)

 

 

 

 

 

 

 

 

 

 

지금 우면동의 형사정책연구원에 있는 박형민 박사는

박사과정 10년만에 2008년에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박사논문을 냈다.

 

자살행위의 '성찰성'과 '소통 지향성'
1997년~2006년 유서분석과 '소통적 자살'에 관한 연구

 

10년동안 자살자들이 남긴 유서를 분석하고 그 속에 담긴 자살자들의 욕구와 의미를 파악한 논문이다.
아래에 나오는 모든 글은 박형민 박사의 논문에서 그대로 인용한 것이며 임의로 편집한 부분은 없다.
게재된 사진은 본문의 내용과 무관함.

 

 

 

10대

 

 

2005년 1월 6일
죽고 싶다는 생각은 100번도 넘게 해봤습니다.
죽으면 끝날까. 죽으면 편해질까.
이대로 죽기엔 15년밖에 못 산 내 인생이 너무 아깝지만 계속 이렇게 사는 것보단 나을 것 같다.
이대로라면... 남은 5년이 정말 자신이 없다.
만약에 이 죽음에 성공하면 뭐라고 하실 거예요?
반항심에 저지른 충동적 자살?
아니요... 아주 오래전부터 계획해온 일입니다.
죽음을 결심하는 사람들은 삶에 아무런 낙이 없다면서요.
...지금 저도 그렇습니다.
살아갈 가치를 못 느끼고 있습니다.

[2-05-009, 14세, 여, 중학생, 2005년 1월 6일 추락사]
이 여성의 자살의 경우 표면적으로는 성적 비관으로 인한 우발적인 자살로 보일 수 있는 사례이다.
그러나 자살자는 자신의 죽음이 '반항심에 저지른 충동적인 자살' 이 결코 아니라
'오래전부터 계획해온 일' 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며, 죽음에 대한 생각을 100번도 넘게 해 왔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2005년 3월 31일
엄마,아빠께
엄마,아빠! 죄송해요 먼저가서 죄송해요.
너무 힘들어서 이 길밖에 없었어요.
그래도 엄마 아빠는 제 생각하면서 잘 살아주세요.
불효자식이란 거 잘 아는데 더는 부담 없잖아요.
다음 세상에선 좋은 딸로 태어날게요.
사랑해요 죄송해요.
키워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아빠! 더는 짐 안 되게 제가 선택한 방법이니까 
너무 미워 마세요.

[1-06-005, 19세 여, 대학생, 2005년 3월 31일 익사]
평소에 학비문제로 고민을 해왔다는 19세 대학생의 유서의 일부로 가족에게 다시는 짐이 되지 않도록,
부담이 없도록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례이다.
자살자의 어머니의 진술에 따르면 가정형편이 좋지 않아 자살자의 학비를 제대로 주지 못할 만큼 어려웠다고 하며,
그녀는 사망 전, 남자친구에게 외롭고 힘들어서 죽고 싶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고 한다.
위 고인은 자신이 부모들에게 부담을 주는 존재이기 때문에 다시는 짐이 되지 않도록 자살을 선택했다고 이야기하였다.



1998년 5월 29일
누구 때문도 아니고
어떤 거 때문에도 아니야.
그냥 내가 살기가 싫어서야.
그냥 앞으로 살 자신이 없어서야.

[2-98-020. 18세, 여, 간호보조원, 1998년 5월 29일 익사]
1998년에 사망한 18세 여성은 앞으로 살 자신이 없어서 '그냥 살기 싫음' 이 자살의 이유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 사례에서 자살자의 어머니의 진술에 따르면
자살자가 자신에게 남자친구 문제도 다 이야기할 정도로 대화가 많았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며
평소에 고민 같은 것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따라서 유족들은 그녀의 죽음에 대해 '전혀 이해할 수 없다' 고 진술하고 있었다.



1998년 12월 15일
이 세상에서 우리는 버림받고 살았다.
정말 짜증 난다.
행복하게 살아라.
다음 세상에서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아빠,엄마 오빠 XX 야 미안해.
지금 IMF 시대에 내가 살아서
돈만 많이 쓰고 하니깐 죽을게요.
내가 죽어도 슬퍼하는 사람은 없지만
그래도 행복하게 사세요.

[3-99-008, 14세, 여, 무직, 1998년 12월 15일 음독사]
14세 여성은 학교를 중퇴하고 시내를 배회하며 그때그때 생활비를 충당하며 생활하여 왔던 것으로 보이는데, 
참고인의 진술에 따르면 두 사람 모두 남자친구를 사귀다가 최근에 헤어졌다고 한다.
아래의 유서에는 자신들은 버림받았고, 죽어도 슬퍼할 사람이 없는 존재라고 자기자신을 비하하는 모습이 보인다.



2005년 11월 9일
내 나이 스물.
젠장,머릿속이 복잡해.
정말 사는 게 지겨워!

 

[2-05-076, 19세, 여, 2005년 11월 9일 익사]
2005년에 사망한 고인의 유서에서 그녀는 자신의 20년 동안의 인생을 '젠장' 이라는 단어로 요약하고 있는 것이다.
그녀는 술집에서 생활비를 벌어 충당하며 이혼한 어머니와 살고 있었으며
자신이 임신한 사실과 술집에 다닌다는 것을 어머니가 알게 되자
자신의 방에서 목을 매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05년 7월 26일
죄송합니다.
뭐라 드릴 말씀이 없군요.
사실 이런 걸 몇 번 생각해 본 적은 있었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확실히 실행할 용기가 생겼다고나 할까요?
어제 집을 나올 때 개 한 마리가 있어서
같이 놀아주다가 가려는데 개가 가로막더군요.
같이 더 놀아주라는 말인 줄 알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니까
이런 걸 예견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만사가 귀찮습니다.
그래서 제 갈 길을 갑니다.
내 인생을 리셋하고 싶다.
죄송합니다.

[3-05-026, 16세, 남, 학생, 2005년 7월 26일 추락사]
2005년에 사망한 16세 남성의 경우도 모든 것이 귀찮고
자신의 인생을 '리셋' 하고 싶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자살하였다.
그는 학교에서 선생님의 컴퓨터 부품을 훔치다가 발각된 후,
이번 기회에 자살을 시도할 용기가 생겼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1998년 3월 25일
내가 제일 사랑하는 엄마 아빠께
저만 죽기로 한 건 이유를 대자면
첫 번째, 아빠의 술주정이 너무 싫었어요.
제 일이 있어 집에 들어오면
언제나 술에 찌들어있고 XXXX XX .
그게 전 정말 싫었어요.
두 번째, 돈... 난 돈이 싫기도 하고 좋기도 해요.
우리집은 언제나 돈이 문제죠.
그런데도 아빠 돈 안 벌고 술만 마시고...
정말 살기가 싫었어요. 
언니들도 미안해 XX XXX .
XX 하지만 조금은 미워.
내가 힘들다고 할 때도 그냥 들은 체도 안 하고.
정말 싫어. 우리 가족 모두다
하지만 난 우리 엄마는 정말 사랑했어요.
내가 힘들 때도 언제나 엄마를 보면 힘이 나고 그랬어.

[2-98-011, 14세, 여, 학생, 1998년 3월 25일 추락사]

 



1998년 3월 25일
나 정말 살기가 싫었어.
내가 가난하다는 것도 싫었고.
제일 싫은 건 아빠의 술주정이야.
그게 날 제일 힘들게 한 거 같아.
하지만 이젠 다 용서할 거야.
내가 천국 가서 우리 가족의
수호천사가 되고 싶다.
힘이 없어 그만 쓸게.

[2-98-011, 14세, 여, 학생, 1998년 3월 25일 추락사]
가족 내의 갈등상황을 회피하는 방법으로 자살을 선택하기도 하는데,
아래의 두 유서는 1998년 함께 목숨을 끊은 4명의 여학생들 중 2명의 유서이다.
그녀들은 빈곤한 가계형편과 아버지의 술주정이라는
가족문제가 자살의 이유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서로 다른 두 명의 유서의 내용이 매우 유사함을 알 수 있다.
이 사건은 청량리에서 4명의 여학생들이 함께 아파트에서 투신자살을 한 사례로
당시에 사회적 논란이 되었던 사건이다.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19980326023001
http://www.imaeil.com/sub_news/sub_news_view.php?news_id=9041&yy=19




 

20대

 

 

2000년 7월 30일
XX 야 인생을 보람 있고 행복하게 내 몫까지 잘 살아다오.
그리고 미안하다.
아주 오래전부터 왠지 떠나고 싶다.
언젠가는 먼 곳으로 떠나야 하는 인생 난 조금 빨리 떠나고 싶다.
나를 많이 미워하렴.
어머니께 형제들에게나 많이 미워하라고 전해주렴.
나는 무엇을 해도 무의미하다고 하는 체념을
이미 오래전부터 마음속에 (이하 해독 불능)

[2-00-017, 28세, 남, 무직, 2000년 7월 30일 음독사]
28세 남성은 자신이 경찰 임용 시험에서 매번 탈락한 것을 비관해 왔으며,
그 역시 자신의 죽음에 대해 
'아주 오래전부터' 고민하고 있었음을 유서를 통하여 밝히고 있다.
그는 '언젠가 떠나야 하는 인생' 을 '조금 빨리 떠나고 싶다' 며 자신의 죽음을 알리고 있는데,
자신의 인생이 무의미하였다고 평가하고 있었다.



7월 25일
난 이곳에 나의 자서전을 담기로 했다.
죽음을 생각하기도 하고 사람들이 나를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펜을 들었다.
내가 이 글을 쓰게 되는 이유는 이 글이 사람들에게 공개되었을때
난 이 세상에 없을 것이고 나라는 존재와 XXX 를 위해서 이 글을 남깁니다.

7월 30일
무섭다. 
자꾸 공포가 밀려온다.
이 두려움이 날 괴롭힌다.
날 불안하게 하고 공포에 떨게 한다.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고 이 세상에서 사라졌으면 좋겠다.
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지?
이 상황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지?
최악의 상황에는 죽음을 결심했다.
죽기위한 방법에는 수면제도 있고 기타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내가 아는 한 가장 확실한 방법을 선택했다.
그건... KCL을 DIRECT로 맞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을 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PREPARE로 해놨다.
옷장 서랍에 넣어두었다.

9월 23일
너무나 두렵다.
이 공포가 오늘은 가시나 했더니 월요일로 미루어졌다.
머리가 계속 아프다.모든 일이 되지 않는다.
난... 몇 번이고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언제쯤이면 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그것도 정해진 내 인생에...

9월 24일
엄마...내가 잘못 살았어?
이렇게 사는 게 아닌 거야?
그래서 엄마가 이렇게 나에게 벌을 내린 거야?
엄마...나...너무 힘들어...
정말로 힘들고 무서워...
너무 무서워...나 어떻게 해야 돼...
제발 좀 가르쳐줘...
나 그래도 열심히 살려고 노력했어.
그런데 세상이 왜 날 가만히 두지 않아?
세상이 날 너무 힘들게 해...
견디기가 너무 힘이 들어...

9월 25일
XX (자살자 이름) 이 좀 한 번만 도와줘...
하늘이 날 도와주지 않나 봐...
왠지 XX (남자친구 이름) 이도 떠난 것 같고
나 지금 너무 무서워.
이제 시간이 없는데 나 어떻게 하지.
나 좀 살려줘.엄마.
나 오늘이 인생 끝인가 보다.
그렇게 생각하니까 좀 걱정이 된다.
내 팔자가 원래이런가 **.
나...죽어야 돼.
아무도 전화도 안 해.
나 너무 무서워.
XX... 널 너무 사랑하는데, 널 놓치고 싶지 않은데
하늘이 날 가만히 두지 않아.

9월 26일
그냥 제명이 여기까지 밖에 안되나 보다 하고 생각해 주십시오.
만약 제 선택이...한 남자를 선택한 대가가 이 정도라면 그 대가를 달게 받겠습니다.
몇 번이고 생각하고 몇 번이고 빌었어요.
그런데 저에게는 좌절뿐이었어요.
앞으로 더 신이 나고 해도 좋은 일이 없을 거 같아...
아는게 죄라고 이렇게 떠나갑니다.

[2-00-027, 25세, 여, 간호사, 2000년 9월 26일 음독사]
2000년에 사망한 25세 여성의 유서들은 
그녀가 문제상황이 발생한 이후 2개월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삶과 죽음 사이에서 고민하여왔음을 알려주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죽음에 대한 고민이 전개되는 과정을 발견할 수 있다.
그녀는 실제 자살을 시도하기 약 2달 전인 
7월 25일부터 '날 사람들이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펜을 들었다.'라고 하며, 유서를 쓰기 시작하였고, 
자살의 도구를 준비하는 등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녀의 직업이 간호사라는 점이 
자살 방법을 결정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11월 18일
나 자신을 지키고 싶다.
그 사람을 편히 놓아주고 싶어요.

12월 8일
누가 말했지.
죽는 것보다 사는 것이 몇 배 힘들다고...
나 자신도 그래서 죽음을 택했는지...
맞다. 내가 사는 것이 두려웠던 것이다.
결국은 나에게 죽음이 행복이고 그것이 내가 원하는 것이다.
그의 모든 게 저에게 돌아올 수 있도록 간절히 간절히 두 손을 모아 빕니다.
제 생활도 열심히 잘하겠습니다.
절대로 엄숙하게 마리아님께 그의 마음 아프지 않게 하겠습니다.

12월 12일
두들겨 맞고 때리고 등신 되는 게 이게 사는 것인가?

[1-97-002. 26세, 여, 대학생, 1996년 12월 29일 음독사] 
이 여성은 유부남과 사귀다가 헤어진 것에 대한 슬픔으로 죽음을 고민하게 되었다.
그녀는 11월 18일의 일기에서는 자신을 지키고
그 사람을 편히 놓아주고 싶다는 표현을 통해서
관계를 정리하고 새롭게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이 표현되고 있었으나,
결국 12월 12일에는 사랑하는 남자에게 폭행을 당하는 자신의 삶에 대해 회의하였고,
약 2주 후인 12월 29일에 아세톤을 마시고 자살을 하였다.



5월 14일
정해진 죽음 앞에...
나의 가치에 대한 비웃음이 비시시 흘렀고
삶에 미련을 두고 있는 나 자신이 싫었고 한심했지.
잘들 있으라고 하고 어서어서 가야지.

5월 15일
내 인생의 살아 있음을 조금만 더 기다리자 아주 조금만
안녕 세상아.

[1-97-022, 25세, 여, 유치원 교사, 1997년 6월 1일 익사]
1997년에 사망한 25세 여성 역시 유부남과 사귀다가 헤어진 이후, 자신의 슬픔을 일기장에 적어 두었다.
그녀는 5월 14일에는 삶을 회의하며, 자신의 죽음을 정해진 것이라 표현하고 있기는 하지만,
다음 날에는 조금만 더 기다리며, 삶의 희망을 발견하려는 심리적인 노력을 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그녀는 여러 가지 선택사항 중 죽음을 선택하였고 6월 1일 자살하였다.



11월 16일
죄송한데요.
혹시 오늘 자살하시려고 하시는 분 계시면 연락 좀 부탁해요.
청산가리를 구해 놓고 혼자 죽으려고 하니 조금 무섭기도 하고 걱정도 되네요.
막상 죽으려고 하니 두려움도 생기네...떨리고...
옛 생각도 나고요. 죄송합니다...
이렇게 허무하게 살아서.
다음에 다시 만난다면 이런 실수를...
가족의 앞날에 축복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바라며.

8월 18일
사이안화 칼륨을 먹었다.
몸이 뜨거워 온다.
점점 떨려온다.
이제야 죽는 건가.
가족들이 나를 찾고 있겠지.
힘이 빠진다.

[2-03-044, 26세, 남, 무직, 2003년 8월 28일 음독]
2003년에 사망한 26세 남성의 글들은 수사기록상 날짜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아 언제 기록된 것인지 알 수 없으나
그 중 하나의 글에는 01.11.16 금요일이라는 날짜가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실제 사망하기 최소 1년 11개월 전부터 죽으려는 시도를 하였고 
적어도 그 기간 동안에는죽음에 대한 고민을 지속해서 해 온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른바 '자살사이트'에 글을 적으면서 죽음에 대한 욕망과 두려움을 표현하고 있었는데
죽음이 두려워 쉽게 죽을 수 있는 방법을 자살사이트의 회원들에게 문의하고 있으며,
누군가와 죽음을 함께하고 싶은 욕구를 표현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는 동반자살자를 구하지 못하고 홀로 사이안화 칼륨을 음독하는 방법으로 목숨을 끊었다.



3월 18일
죽을 때 너무 아프지 않을까?
아픈건 싫은데. 더 머물 순 없어.
몇 번이나 결심을 해도 역시 죽는 건 힘든가 봐.
너무 외롭고 무서워.
자꾸 눈물이 나네.
인제 그만 쉬고 싶어.
나 숨만 쉬고 있을 뿐 정신은 오래전에 죽은 것 같아.
아픈지 10년이네...
휴...너무 괴로운 시간이야.
고통 없이 죽고 싶어.
마지막까지 괴로워지고 싶지 않은데.
뭐가 잘못된 걸까?
전부 잘못된 걸까?
그래...처음부터 잘못된 거야.

[2-05-015, 28세 남, 대학생, 2005년 3월 18일 익사]
이 사례에서 자살자는 20대 초반 대학 입학에 실패한 후,
삼수 생활을 하며 우울증을 겪었고, 
우울증으로 인하여 병역을 면제받기도 하였다.

 

 

 

6월 12일
너무 많이 죄송해요.
아빠 엄마 언니 미안해요.
근데 나 인제 그만 아플래요.
정말 그만 아프고 싶어.
내가 하늘 가서 우리 식구 지켜줄게요.
부디 자기 할 일 열심히 하며 살아가길 빌어요.
엄마 건강 항상 신경쓰고 다들 이런 말 하면서 떠나는 날 용서하세요.
그만 아플래요...

[2-04-023, 24세, 여, 환자, 2004년 6월 12일 추락사]
4~5년간 척추분리증으로 고통받다가 2004년 사망한 24세 여성의 경우에도
정말 그만 아프고 싶다며, 고통을 끝내기 위해 죽음을 결심했음을 알리고 있다.



9월 3일
XX 에게
XX 야 안녕!
XX 야 언니다.
XX 야 언니 죽으련다.
왜냐면 언니가 세상을 사는 게 힘들다.
힘들어서 더 이상은 못 살겠다.
그래서 죽으련다.

[3-05-051, 21세, 여, 종업원, 2004년 9월 3일 추락사]
정신지체 장애인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장** 인하여
자신이 원하는 곳에 취업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자살한 사례이다.
자살자는 정신지체 2급, 언어장애 3급
종합장애 2급의 장애인이었다.

 

 

 

3월 23일
그래도 다행이네요.
남겨놓은 것과 좋았던 추억이 짧아서 말이에요.
27년 3개월 동안 살아오면서 아빠 엄마의 따뜻한 사랑을 느껴보진 못했지만,
엄마를 정말 원망 많이 했어요.
하지만 이제는 엄마를 용서할래요.
그런데 이제는 좀 알 것 같아요.
엄마는 우리 3형제에게 항상 매질하고 밥 굶기고 학대하고 했어요.
엄마는 형하고 누나의 친엄마이잖아요.
아마 엄마가 남이었다면 형하고 누나가 엄마를 그렇게 걱정하지는 않았을 거예요!
처음에는 형하고 누나를 이해하지 못했지만
엄마를 용서한 형하고 누나의 마음을 전부는 아니지만,
이제는 알 것 같아요.
미안해요.
아무래도 아빠, 엄마, 형, 누나, 나
이렇게 5명은 만나면 안 될 사람들이었나 봐요.

[2-03-009, 27세, 남, 회사원, 2003년 3월 23일 익사]
2003년에 사망한 27세 남성은
자신의 삶이 20년 전부터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며,
여기에 발췌된 유서에서는 자신을 학대한 어머니에 대한 원망이 표현되어 있다.



12월 22일
혼자서 상처받고 있었던 것처럼 느껴지던 시간은
자신을 위해 미화시키는 작업이 얼마나 오만한지...
나 완전 구제불능이야.
짜증 난다.
나란 인간 콱 죽어버려 이 XXX 아.
자유로운 사람들에겐 어쩐지 무거운 향기가 날 것만 같아.

[1-04-045, 21세, 여, 대학생, 2004년 12월 22일 익사]
2004년에 사망한 21세 여성에게도
자기 자신에 대해 이처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데,
그녀는 자신에 대해서 '구제불능'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녀는 사건 발생에 즈음하여 1년간 사귀어 오던 남자친구에 대한 실망과
편입시험 실패 때문인 좌절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만들어 낸 것이다.
아래의 인용문은 그녀가 자신의 휴대전화의 메모기능을 사용하여 작성한 유서이다.



8월 20일
희망을 품고 있다는 것은
다시금 실망하게 될 기회를 가지고 있다는 말도 된다.
희망은 결국, 결국은 좌절로 끝나기 마련이니까.
그러나 인간은 항상 새로운 희망을 꿈꾼다.
그렇지 않으면 인간은 죽을 수밖에 없으므로...
희망이 없으면 인간은 자살할 수밖에 없으므로...
그래서 인간은 희망을 꿈꾸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은 언제나 새로운 좌절을 꿈꾸는 것이다.

[2-97-029, 20세, 여, 무직, 1997년 8월 20일 음독사]
1997년에 사망한 20세의 여성은 대학교를 다닌다고 부모를 속인 채
커피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하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4월 23일
내가 이 좋은 세상에서 왜 이렇게 허무하게 가야 하나?
한때는 꿈도 참 컸었는데 나는 그렇게 어리석은 인간이 아닌데
이건 너무 허무하잖아.
이건 너무 허무해.

[2-99-016, 25세 남, 무직, 1999년 4월 23일 음독사]
이 남성은 그의 유서에서 세상에 대한 미련과 살고 싶은 욕구를 표현하고 있다.
그는 삶을 좋은 것으로 규정하지만 
이제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 죽음을 허무한 것으로 여기고 있으며
좋은 삶을 누리지 못하는 자신에 대해서 
어리석은 인간이라 표현하고 있다.



7월 17일
미안해.
내가 왜 살아야 하는지 이유를 몰라서
나는 이렇게 살려고 했던 게 아니어서...
꿈도 많고...하고 싶은 것도 많았는데...
꿈은 그저 꿈일 뿐이에요.
돈을 벌어야지. 
그래야 내가 사니깐.
내 눈은 고장이 나서 눈물밖에 나질 않고.
내 머리는 쓰레기로 가득 차서 온통 지저분하고...
내가...(이후 유서 쓰다가 지워버렸다.)

[2-06-012, 23세, 여, 무직, 2006년 7월 17일 추락사]
이 여성은 부친 사망 이후 
어머니가 재가를 하여 재산을 탕진하고 자신을 돌**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며 
공부를 하고 싶지만, 생활비가 없어 공부와 일을 병행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자살 당시에 공과금도 밀려 있었으며 빚마저 지고 있었다.

 


저런 사람들에게 가서 따뜻하게 포옹만 해주어도 금세 괜찮아질 텐데.
조금은 힘이 날 텐데 말이에요.
혹시 옆에 친구가 힘들어하면, 아니 힘들어하는 기색이 없더라도 그냥 한번 안아주세요!
그것만으로도 힘이 나는 사람들이 꼭 있을 테니까.
내가 왜 안 보듬어줬을까, 조금 더 신경 쓰지 않았을까 하고 후회할 일이 없어지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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