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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 시간 리뷰

Flyturtle Studio 2012. 1. 23.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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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짜기로 미끄러졌다. 그리고 바위가 떨어져서 오른손이 끼어버렸다. 빼보려고 안간힘을 써본다. 꿈쩍도 않는다



현명하게 생각해보자고. 이 난관을 벗어날 수 있어. 그래 생각하면 해결할 수 있어. 불가능한 꿈도 아니라고..... 갖고 있던 칼로 바위를 긁어본다. 바닥에 떨어뜨리지만 다시 힘겹게 주워서 바위를 갈아본다. 하지만, 부숴지는 건 중국제 칼뿐이다.

그순간

시간이 거꾸로 흐른다.

사고나기전의 상황으로 시간이 흐른다. 

바위가 위로 올라가고

오른팔이 자유로워지고,

몸이 떠오른다.

이 상황에서 벗어날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그건

꿈이다.

 

꿈.....

 

 

 어떻게 이 바위가 오른손을 짓눌러서 움직이지도 못하게 만들고 있지? 돌아갈 순 없을까? 내가 원하던 현실은 이게 아니었는데?

 

 죽어라고 긁어봤자 깍인 흔적도 보이지 않는 바위덩어리, 온힘을 다해서 로프를 잡아당겨봤자 꿈쩍도 않는 그것이 오른손을 짓누르고 있다.



하늘 위로 볼수 있는거라곤 아침이면 지나가는 새와 하루 중  아주 짧은 시간만 비춰주는 햇살 뿐이다. 이 바위덩어리만 아니었다면, 사고나기전에 만났던 여자들이



초대한 파티에서 청량음료수와 맥주를 마시고 있었을텐데......

 

 이젠, 마실물도 바닥을 드러내고 만다.

그 순간



비가 내려서 물통을 가득채우고,

물이 넘쳐나서 바위가 들썩이면서,

손도 자유로워지고,

그러면,

골짜기에서 벗어나서,

왔던길로 되돌아가서,

자신을 떠난 여자친구를 만날텐데.....



하지만, 그건 꿈일뿐이다.




꿈.

 

 

 우리는 모두 꿈을 꾼다. 그 꿈을 잊고 살고 있든, 아니면 자신이 어디쯤을 달리고 있는지 모른채,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내며 꿈을 이룰거라고 믿다가 어느순간 자신이 꿈을 이룰수 없는 현실에 부딪쳤다는 것을 깨닫는다. 돌아가고 싶다고 외쳐도 아무리 발버퉁 쳐도, 오른손을 짓누르고 있는 바위덩어리같은 족쇄에 묶여서 지금의 현실에서 살 수 밖에 없다.

 

 물 한모금의 행복, 로프에 몸을 지탱할 수 있는 편안함, 햇살의 따뜻함, 몸의 체온을 보호할수 있는 밧줄과 천조가리들로 순간을 버티는 낙으로 버티지만, 바위를 깨고 움직이기 위해서 노력해봤자 돌아오는건 꿈쩍하지도않는 현실의 냉혹함 밖에 없다.

 

 누군가 와서 나를 도와주면 좋을텐데, 혹은 중력을 거스르는 일이 일어나거나, 폭우로 돌이 움직이거나, 영화나 만화에서나 보던 영웅이 나타나서 구해주면 좋을텐데....

 

하지만 그건 그야말로 허황된 꿈일 뿐이다. 파티의 음료수, 차안의 음료수를 마시는 상상을 한다고
상상만하면 우주의 힘이 소원을 이뤄준다는 시크릿의 마법처럼 그것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그저, 마실 수 있는건 자기 손에 쥐어진 걸죽하고 역겨운  현실의 오줌 뿐이다.

 

 고통스러운 순간의 시간은 매우 느릿느릿하게 지나간다. 떠나기전에 행선지를 누군가에게 말해뒀더라면, 누군가가 나를 구하러 왔을텐데.....


 하지만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는 자신에 대해서 분노를 해봤자, 어차피 상점운영에만 신경쓸 친구에 대해 분노를 해봤자 달라지지 않는다. 비디오캠코더 속의 여자를 보고 자위를 시도한다고 자신을 떠난 여자친구가 돌아오는것도 아니고 사고나기전 만났던 여자와와 사랑도 현실이 될 수는 없다. 현실을 부정한다고 도피한다고 그렇게 될수는 없다.

 

 이렇게 골짜기속에 낀채로 삶을 마감할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들자 그제서야 그동안 놓쳤던 수많은  것들이 생각나기 시작한다. 행선지를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않은 것에 대해, 부모님과 연락을 자주 하지 않았던 것에 대해, 여동생의 결혼식에 찾아가지 않는 것에 대해, 그리고 여자친구가 떠나고 그저 앉아 있을 수 밖에 없던 것에 대해 생각들이 떠오르고 후회를 한다



바위에 낀 현실을 향해,

처음에 칼날이 무디어져서 자를 수 없다고,

여겼던 칼로,

미련이 남았기에 못 부러뜨렸던 팔을 오른팔을 내리찍는다.

뼈가 부러지고,

신경이 찢겨질때 형용할 수 없는 고통에 휩싸인다.

하지만, 이루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미련이 남아서 놓을 수 없던 꿈을

 

결국엔

 

끊어버린다.

 

하지만, 그 꿈을 놓음으로써,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다른 꿈을 이룰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Thank you!라고 말한다.

그 꿈이, 그 미련이, 그 집착이,

자신을 놓아주자 감사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발걸음을 잇는다. 절벽에 도달하자, 로프를 묶을 수 있는 고리가 있기에 감사의 키스를 하고, 트림이 나올정도로 웅덩이에 고인 물을 마시고 또 마신다. 사람들을 보자 소리친다. 도와달라고. 골짜기에 팔이 끼어서 팔을 자를 수 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헬기가 도착하고, 그는 헬기를 타고  살아오면서 무심코 놓쳤던 것들을 이루기 위해 떠난다.

 

 그는 자신을 떠난 여자에게 미련을 갖지 않고 다른 여자를 만나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여행을 다니며, 자신의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헛된 꿈에 대한 집착과 미련으로, 자칫하면 그의 삶 자체를 그가 놓칠뻔했던 것들을, 집착과 미련을 포기함으로써 자신의 삶을 이루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 모습들을 영화가 시작할 때처럼 수많은 사람들의 모습과 그의 모습을 삼분할의 화면편집으로 보여줬듯이 구출된 이후의 모습도 그렇게 화면을 구성해서 보여준다.

 

그건 마치,수많은 사람들 속의 그의 삶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그 수많은 사람들 중에 하나라고 말하는 것이 아닐까?

 

지금 이순간에도

누군가는 이룰 수없는 사랑에 대해서 집착하며 다른 사랑을 못 이루고 살아가며,

누군가는 통과하기 힘든 시험에 계속 매달리며 골방에 쳐박혀 인생을 낭비하고,

누군가는 헛된 일확천금의 기회를 노리며 의미없는 도전을 반복하며 살아가고,

누군가는 경쟁률이 희박한 꿈을 이루기 위해 가족들을 포기한채 그곳에 묶여서 살아가고 있다.

마치 책상과 같이 그의 앞에 놓은 바위에 묶여 있던 그와 다를 바가 없다.

하지만 그러한 헛된 꿈에 대한 집착은

자신을 그곳에 묶어두는 바위덩어리와 다를바 없다.

 

 헛된 꿈을 미련없이 포기하고 다른 행복을 찾아 떠날 것인지,

아니면 못 떠나고 거기서 그렇게 고통스럽게 죽을 것인지는

우리의 선택의 몫이다.

 

그는 전자를 택해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당신이라면 지금 당신의 손을 짓누르고 당신의 인생을 족쇄고 있는 집착을

어떻게 하실건가요?


http://movie.naver.com/movie/bi/mi/reviewread.nhn?code=72327&nid=2356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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