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촬영 편집 기술

[사진] 거장 다큐멘터리스트 박종우의 좋은 사진을 찍는 팁

Flyturtle Studio 2017. 1. 16.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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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진을 찍는 팁 #1

http://photo.naver.com/forum/article/217&page=1



나는 지금 대서양에 면한 브라질의 항구도시인 살바도르에 있다.

그 이름만으로도 멋진 도시, 살바도르 데 바이아(Salvador de Bahia).

내가 여기 온 이유는 브라질에 관한 TV 방송용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 위해서다.

작년 12월부터 브라질 이곳저곳을 다니며 그동안 몰랐던 이 거대한 나라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제 며칠 후면 브라질 최대의 축제인 카니발이 시작된다.

두 달 전부터 미리 의뢰 받았던 포토락보드 강좌.

바쁜 출장을 핑계로 차일피일 미루다가 마침 카니발을 취재하게 되어 그 사진으로 1회 강좌를 하려 했었다.

그러나 갑자기 이틀 안에 마감을 하라고 연락이 오고, 카니발은 사흘 후에나 열린다.

할 수 없군. 일단 가지고 있는 사진으로 시작할 수 밖에...


연재의 타이틀이 강좌이니만큼 뜬구름 잡는 얘기는 빼고 기획자 의도대로 1, 2회는 강좌의 컨셉을 존중하며 가기로 한다.

브라질에서 촬영 도중 설날 직전 한국에 들어가 1주일간 방콕을 다녀왔다.

6개월 전부터 태국에서 열리는 다큐멘터리 사진 워크샵 강의를 약속했기 때문이다.

방콕에 도착해서 행사에 참가한 분들에게 왜 비싼 경비를 내고 사진 워크샵에 참가하는지 물었다.

답은 의외로 단순했다. 더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서.

더 좋은 사진이라. 뭐가 더 좋은 사진일까?

간단한 질문 같지만 답은 간단치 않다.


일요일에 삼청동에 가보면 지나가는 사람 다섯명 가운데 한 사람은 카메라를 메고 다닌다.

7년 전, 그동안 살던 삼청동을 떠날 때만 해도 이런 풍경은 볼 수가 없었다.

몇 년 사이에 우리나라가 ‘사진공화국’이 된 느낌이다.

그야말로 개나 소 빼고 사람이라면 누구나 카메라를 가지고 (아니면 휴대전화로라도) 사진을 찍는 시대가 된 것이다.

식당에 들어가면 카메라로 무장한 사람들이 음식 나오자마자 저마다 사진을 찍기에 바쁘다.

그 사진들은 수많은 블로그에 다시 올라가게 될 것이다.

이미지가 홍수를 이루며 넘쳐나는 이 세상에서 과연 좋은 사진이란 무엇일까.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에게 필이 꽂히는 순간에 셔터를 누른다.

예전에는 노출과 핀트를 잘 맞춰야 했지만 요즘은 카메라가 다 알아서 해주니 그런 걱정은 필요 없다.

웬만큼 보기 좋게 나온다.

그러므로 자신이 좋아하는 장면을 찍었다면 그건 곧 자기에게 좋은 사진일게다.

그렇다면 내가 좋아하는 그 사진을 다른 사람도 함께 좋아하게 될까?

거기에 대한 답은 ‘글쎄요’다.

어떤 사진을 보고 느끼는 감정은 사람들마다 다르다.

어차피 모든 사람들의 구미에 맞는 사진이란 없는 것이고 좋은 사진에 대한 정의 내리기는 애초부터 불가능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냥 나의 생각을 말해보자.

사진에는 분야도 많고 누구나 나름대로 좋은 사진을 생각하는 틀이 있겠지만 나의 경우, 좋은 사진은 두 가지의 기준을 가진다.

첫째, 보는 이의 시선을 끌고 감성을 자극하는 흡인력이 있는 사진, 둘째 오랫동안 지루해지지 않고 기억에 남는 사진.

(자신의 생각과 철학, 주제의식을 잘 보여줄 수 있는, 마음 속에서 우러난 사진이 좋은 사진이라는 당연한 얘기는 너무나 당연하므로 뺐다)


그럼 그 기준에 따라 나는 그동안 좋은 사진을 많이 찍었는가? 아쉽게도 그렇지 않다.

그렇다면 강좌를 할 자격이 없다고?

좋은 사진을 많이 찍지는 못했지만 그걸 아쉬워하며 노력은 많이 했다.

그런 면에서 몇가지 팁을 소개하는 정도는 괜찮으리라 생각한다.

1회 강좌에 10개, 2회 강좌에 10개, 모두 20가지의 팁을 준비했다.


‘포토락보드의 강좌를 보면 훌륭한 사진을 훨씬 수월하게 찍을 수 있다’

이런 상상은 하지 말기 바란다.

사진도 예술일진대, 예술은 강좌를 통해 어떤 경지로 올라갈 수 있는 게 아닐 터이다.

먼저 고백하자면 여기 소개하는 팁들은 지난번 불려간 방콕 다큐멘터리 워크샵에서 강의 직전에 급하게 메모해둔 것들이다.

성의가 없다고 질책하지는 마시기 바란다.

왜냐하면 이런 팁마저도 사진가들에겐 ‘영업비밀’에 속하는 것이니까.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 그래도 나로서는 이를 공개하는데 약간의 비장함이 따랐다는 것을 고백한다.

그리고 이 팁들은 내가 그동안 다큐멘터리 사진을 찍으면서 필드에서 경험하고 체득해온 것들이다.

다큐멘터리 이외의 다른 사진 분야에 대해서는 나는 잘 모르고 이 팁들이 그런 사진 분야에 함께 해당하는지도 잘 알 수 없다는 것을 미리 밝힌다. 


어떤 사람들은 말한다.

‘당신은 여기저기 신기한 곳만 헤집고 다니면서 사진 찍던데 소재주의 아냐?’

맞다. 소재주의. 그래 나는 소재주의다.

나는 내가 사는 주변의 일들로 주제를 정하고 한 가지 작업에 정진하거나

내 강토, 내 나라에 애정을 둔 사진작업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언제나 자아비판을 하고 있다.

내가 소재에 집착하는 이유는 한 가지 주제에 매달릴 경우 어깨에 힘이 들어간 작업을 하게 될 것이 두려워서다.

내가 선택한 주제에 내가 묻혀 버릴까봐 무섭다는 것이다.

무릇 작업이란 즐거워야 하는 것인데 너무 진지해지면 힘들지 않겠나.

새로운 소재를 찾아 온 세계를 떠도는 또 다른 이유는 이 세상이 너무 넓기 때문이다.

신기한 것만 골라보기에도 한평생은 너무나 짧다.

그래서 기운 있을 때 가능하면 이것저것 많이 봐두려고 노력한다.

한 가지만 들여다보고 진지한 작업에 매진하기에는 세상에 나의 관심을 끄는 요소들이 너무나 많다.


또 어떤 사람들은 말한다.

‘당신은 여기저기 신기한 곳을 많이 다니던데 돈이 많나봐’

틀렸다. 나 돈 없다.

하지만 돈이 생기면 돌아다니는데 쓴다.

왜? 그 돈 모아봤자 따로 쓸 데 없고 나중에 모아둔 돈 쓰려면 인생은 저만치 달아나 있을 테니까.

그래서 돈 없어도 마눌님, 아이와 함께 열심히 돌아다닌다.





사설이 길었다.

자, 지금부터 강좌 들어간다.

포토락보드는 왕초보부터 왕고수까지 들락거리는 사이트다.

기준을 어디다 두어야 할까.

아주 초보자 제외하고 사진에 슬슬 중독되기 시작하는 분들에게 기준을 맞추기로 한다.

그렇지 않은 분들은 대략 전후사정 감안해서 받아들여 주시기 바란다.

사진은 나의 블로그에서 발라냈다.

강좌의 재료로 쓰면서 이 강좌의 타이틀인 ‘내가 파인더로 본 세계’를 보여준다는 목적도 가지고 있다.


(사족 : 강좌 도중 조는 분들 없도록 경어를 사용하지 않는 것에 대해 양해를 구한다)








1. 골든아워에 주목하라.


골든아워가 무엇이지?

온 세상이 황금빛으로 뒤덮이는 시간, 해가 뜬 직후와 해가 지기 직전의 시간을 골든아워라고 한다.

좀 더 넓게 잡으면 일출 후 한시간 정도와 일몰 전 두시간 정도가 된다.

왜 이 시간이 중요한 걸까?

이 시간에는 해가 비스듬히 기울어 세상은 따뜻하게 보이고 사물엔 입체감이 충만해진다.

사진을 찍으면 콘트라스트가 강하게 나온다.

사진가들에겐 바빠지는 시간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빛으로 인해 카메라 세팅에 정신이 없게 되지만 매우 아름다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다.

늦잠꾸러기들은 좋은 사진 찍기 어렵겠네?

그렇다. 우리 옛말에 ‘부지런한 개가 따뜻한 x을 먹는다’는 말이 있다.

부지런해야 좋은 사진을 건진다.

정 새벽에 일어나기 어렵다면 오후 해질녘 만이라도 세심하게 주변을 관찰해보자.

풍경사진 뿐만이 아니다.

이 시간에는 아주 개성있는 인물 촬영도 가능하다.

피사체의 뒷편 위쪽에서 비스듬하게 들어오는 빛인 렘브란트 라이트를 이용할 수 있는 때도 이 시간이다.

말이 필요 없다.

아래에 예를 든 5장의 사진들이 골든아워가 아닌 해가 중천에 떴을 때 촬영됐더라면 어떨지 상상해보자.



인도네시아 자바섬 보로부두르


러시아 칼무키아 공화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칼라하리 사막


타일랜드 푸켓


칠레 파타고니아 티에라 델 푸에고 섬





2. 빛을 읽자.


누구나 하는 말이다.

어떻게 빛을 읽는데?

계속 빛의 움직임을 주시해야 한다.

그게 버릇이 되어 있어야 한다.

나는 낯선 장소에 도착하면 습관처럼 일단 방위부터 알아낸다.

모르면 현지 사람들한테 물어보면 된다.

‘아저씨, 여기 아침에 해가 어느 방향에서 떠요?’

동쪽을 알아내면 그 다음엔 하루의 시간 경과에 따라 빛이 어떻게 움직일지가 머리에 그려진다.

‘아, 이곳은 오전 10시경에 빛이 저 방향에서 이렇게 들어오겠구나.’

미리 짐작이 가능하고 그렇다면 그곳에서 좋은 찬스를 기다릴 수가 있게 된다.

그러다가 원하는 순간이 오면 클릭!


중국 쓰촨성 간즈

어두컴컴한 사원에서 밖으로 열린 공간을 통하여 빛이 들어오고 있다.



중국 윈난성 리장

새벽 해가 뜬 직후, 일하러 가는 사람이 탄 말의 긴 그림자를 넣어서 역광으로 촬영했다.



강원도 삼척

파도가 밀려오는 해변에 달빛과 해안 초소의 불빛이 섞여 아름다운 빛의 하모니를 만들어냈다.


중국 쓰촨성 펠율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빛이 고승의 얼굴을 비춘다.

얼굴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이야기를 하던 그의 구식 안경이 빛을 받아 하얗게 바뀌는 순간에 클릭.



티벳 마르캄

뒤에서 들어오는 빛, 역광은 사진에 생동감과 입체감을 부여한다.

역광 상태에서 흥미로운 사진이 많이 나온다.




3. 색을 읽자.


어떤 한가지 색에 계속 신경을 쓰면 그 색이 점점 더 눈에 잘 들어온다.

아래에 예를 든 6장의 사진들은 며칠에 거쳐 중국 쓰촨성에서 촬영한 것들이다.

비슷한 컬러가 어우러지면 사진의 집중도를 높인다.

반대로 정반대의 보색을 한 장의 사진에 잘 배치하면 강렬한 인상을 끌어낼 수 있다.

컬러사진을 찍을 때는 언제나 색을 생각하며 사물을 바라보기 바란다.

흑백사진의 경우에도 색을 생각해야 한다.

흑백사진에서는 컬러가 그에 해당하는 농도를 지닌 회색으로 표현이 된다.

‘저 색은 흑백으로 어떤 농도에 해당할까’ 하는 의문이 끊임없이 머리 속에 담겨 있어야 한다.


중국 쓰촨성





4. 사물을 관찰하는 세심한 눈을 가지자.


사진가는 눈이 보배다.

언제나 독수리와 같은 날카로운 눈초리를 하고 두리번 두리번 사방을 살펴야 한다.

노력하는 만큼 보인다.

다른 사람들이 다 촬영하는 동일한 소재를 찍기보다 내 눈에만 들어오는 나만의 촬영 대상을 찾아내자.

남들이 발견하지 못하는 것을 나 혼자 발견했을 때의 기쁨을 누리자.


중국 쓰촨성 리탕

소나기가 내린 후, 비포장길로 차를 타고 가던 중 타이어가 진창에 빠져 갇혀버렸다.

카메라를 들고 주변을 어슬렁거리다가 물이 고인 웅덩이에서 이름 모를 식물을 발견했다.

바람 조차 불지않아 수면에 일렁거림도 없다.

그저 지나쳐버릴 수도 있었던 작은 물웅덩이에서 잡아낸 예쁜 사진.


중국 윈난성 루오핑

세계적으로 이름난 유채꽃 들판인 루오핑.

쿤밍에서 귀주성으로 가는 길에 루오핑을 지나는데 아직 겨울이 물러가지 않아 꽃이 피지 않았다.

유채 촬영하려고 몰려온 중국 사진가들이 아예 촬영을 포기하고 식당 안에서 마작판을 벌이고 있다.

그 식당에서 나서다 길 옆에 작게 피어난 유채꽃을 발견했다.

너무 일찍 피어나 그만 얼음에 갇혀버린 유채화.

나중에 루오핑에서 지평선을 가득 메운 유채밭을 촬영하기도 했지만 그 사진보다 길 옆에서 발견했던 이 작은 유채화 사진을 더 좋아한다. 





5. 사진에 입체감을 부여하자.


적절한 실루엣의 배치, 적절한 아웃오브포커스는 사진에 입체감을 만들어준다.

퍼스펙티브가 살아있는 사진은 그렇지 않은 사진보다 사람의 눈길을 붙드는 매력이 있다.


중국 칭하이성 레콩

불교행사에 참석한 승려들을 앞에 배치하면서 실루엣으로 잡아내 화면에 입체감을 주었다.


중국 쓰촨성 간즈

사원을 배경으로 기도를 드리는 소년을 실루엣으로 처리하고 사원은 망원렌즈를 사용하여 조리개를 개방하면서 아웃오브포커스 시켰다. 


인도 오릿사

화면 전면의 피사체를 아웃오브포커스 시키고 후면의 피사체에 핀트를 맞추는 촬영은 평범한 화면에 긴장감을 도입하는 방법으로,

한때 다큐멘터리 사진가들에게 유행처럼 번졌던 기법이다.








6. 적절한 여백과 의미 있는 컴퍼지션은 사진을 변화시킨다.


사진에 적절한, 또는 과감한 여백을 배치하면 보는 이로 하여금 한번 더 사진을 생각하게 만든다.

여백은 사진에 빈 공간을 그냥 두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구도를 감안하여 탄탄한 컴퍼지션을 갖춘 상태에서 시도하여야 한다. 


남극대륙 마틴 힐

온 사방이 눈과 얼음에 덮인 남극대륙은 의외로 사진을 찍을 대상이 많지 않은 곳이다.

설원을 지나가는 사람을 작게 넣고 여백을 많이 주면서 산그늘이 만드는 음영을 이용하여 적절한 컴퍼지션을 구성하였다. 


보르네오 술루해

통상적으로 인물이 바라보는 방향에 여백을 두는 것이 사진이나 영상의 정석이다.

이 사진에서는 소녀가 바라보는 방향의 반대쪽에 여백을 배치함으로써 사진에 신선감을 부여하고 바다의 넓은 이미지를 표현했다. 


인도 오릿사

일반적인 프레이밍에서는 소년의 눈이 화면의 2/3 지점에 오는 것이 안정적이다.

그러나 벽에 쓰인 글자를 보여주면서 여백을 한껏 살리기 위해 독특한 프레이밍을 시도했다.


아래에 여백과 컴퍼지션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사진 5장을 제시한다.
우리가 흔히 사진을 찍을 때 행하는 프레이밍과 무엇이 다를까?

인도 오릿사





7. 장비는 항시 촬영모드로, 재빠른 판단력은 기본.


상황은 예기치않게 날아든다.

나에게 행운처럼 찾아오는 셔터찬스를 놓치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는 것이 좋겠다.

결정적 순간(Decisive Moment)이 오면 뭐하나.

셔터를 누를 준비가 되어 있어야지.

이 팁과 관련한 사진을 찾으려 했더니 의외로 적절한 사진을 찾을 수 없었다.

내가 게으르게 굴다가 놓친 명장면을 꼽으라면 낚시꾼이 놓친 월척 수백마리보다 많을 것이다.

계속 반성중이다.


탄자니아 세렝게티 국립공원

세렝게티 국립공원에선 야간에 이동이 금지되어 있다.

오후 늦게 누 떼를 쫓아다니다가 그만 해가 져버렸다.

서둘러 숙소로 이동하는데 나무 위에서 번쩍 빛이 비췄다.

플래시를 켜보니 표범이 나무 위로 올라가는 중이다.

길을 가다 야행성 동물인 표범을 만나기는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렵다.

어떻게 촬영하지.

순간적으로 머리 속의 컴퓨터가 복잡하게 돌아간다.

마침 보름달이 떠오르고 있었다.

보름달을 나무 아래 적당한 장소에 위치시키고 평소에 거의 안쓰는 플래시라이트를 장착하여

나무에 앉은 표범을 두세장 찍고 나니 녀석이 사라져 버렸다.

표범 발견에서 촬영까지 걸린 시간은 약30초.

갑자기 촬영하느라 노출이 좀 오버가 됐다.

그러나 판단이 늦으면 기회는 날아간다.


인도 라다크

할머니가 새끼 염소를 데리고 옆집으로 가는데 어디선가 뛰어온 엄마 염소가

‘에구 불쌍한 내 새끼 어디로 가니?’라고 말하는듯 아기 염소에게로 달려들었다.

이런 장면을 놓치면 두고두고 아쉽게 된다.







8. 프레임을 걸고 찍어보자.


사진에 무엇인가 프레임이 들어가 있으면 화면에 긴장감이 생기고 보는 이의 집중도를 높인다.

프레임은 무엇이라도 좋다.

가장 확실한 프레임은 크고 작은 문, 아치, 창틀 같은 것들이다.

보통 두가지 방법을 사용하는데, 프레임 안에 피사체를 넣고 촬영하거나

촬영하는 내가 프레임 안에 들어가 그 프레임을 살짝 걸치고 촬영을 하는 것이다.

사진 앞쪽에 무엇인가를 걸치기만해도 단조로운 사진이 근사하게 변하는 경우가 많다.

풍경을 촬영할 때 휑한 하늘에 나뭇잎 등을 걸어 시야를 좀 가리는 것도 이와 비슷한 목적에서 생겨난 방법이다.

(매우 많이 사용하는 기법인데 샘플 사진을 찾으려니 마침 가지고 있는 하드에 그런 사진이 들어있지 않았다. 각자 생각해보시기 바란다.) 


프랑스 코트다쥐르

바다를 배경으로 스패니시 기와를 얹은 집 지붕에 등꽃이 핀 모습을 창틀 사이로 찍었다.


인도 오릿사

프레임을 사용하는 가장 일반적인 예.

피사체를 프레임 안에 넣고 촬영하면 사진에 대한 집중도가 향상된다.


뉴욕 센트럴 파크

촬영하는 카메라가 프레임 밖에서, 그리고 프레임 안에 들어가 사진을 찍은 것이다.





9. 과감한 접근, 촬영할 때 겁을 먹지 말자.


‘피사체에 한 걸음 더 가까이 접근해서 사진을 찍어라’

사진 교본 첫장에 나오는 말씀이다.

사진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은 대상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촬영을 하려고 하기 때문에 이런 말이 나왔을 것이다.

확실히 한걸음 더 다가가서 찍는 사진은 멀리서 촬영한 사진과는 다른 힘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이 경구는 새겨들어야 한다.

가령 초광각 렌즈를 사용하여 가까이에서 촬영한 사진들은 처음엔 힘있게 보일지라도 금세 식상할 수도 있다.

너무 접근 촬영에만 신경을 쓰다보면 사진 전체의 다양성이 떨어질 것이다.

그보다 내가 더 얘기하고 싶은 것은 필요하다는 판단이 섰을 때에는 과감하게, 적극적으로 파고들어가야 하며 그때는 겁을 내지 말라는 것이다. 


나미비아 하르나스

나미비아의 동물농장에 살고 있는 이 표범은 밀렵꾼에 어미를 잃고 보호받고 있는 중이다.

이제 다 자라나서 곧 야생으로 돌아가게 된다.

‘좀 더 가까이, 좀 더 가까이’ 하다가 결국 이렇게까지 다가가게 됐다.

물리면 어떡하냐고? 그건 사진 찍는 사람이 각자 알아서 해결할 문제다.

겁이 많으면 좋은 사진을 찍기가 어렵다.

참고로 나는 그동안 사진 찍다가 호랑이에 한번, 대형 이구아나에 한번 물린 것 외에는 큰 사고가 없었다.

아프리카의 스피팅 코브라가 카메라에 독액을 내뿜거나 악어가 내 렌즈를 물어뜯은 일은 있다. 






10. 따뜻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자.


가능하면 우리가 사는 세상을 밝게 보려고 노력하자.

그런 마음이 사진에도 전해지길 바라면서.

세상을 따뜻하게 보면 그 마음은 피사체에도 전달이 되고 더욱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사진이 나온다.

카메라 잡은 손에 힘 빼고, 얼굴 표정 풀고, 사람들과 얘기도 나누면서, 함께 장난도 쳐가면서 쉬엄쉬엄 사진을 찍자.

그러면 온 세상의 따뜻한 장면들이 당신의 눈 속에 더 많이 들어올 것이다.


인도 오릿사



중국 쓰촨성


인도네시아 반다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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