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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시티파머(City Farmer)란 ? / 키친가든(Kitchen garden)란?

Flyturtle Studio 2011. 5. 17. 0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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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농사 짓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시티 파머(City Farmer), 우리 말로 도시 농부라는 말이 어느덧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도시에서의 농사는 시티 팜(City Farm) 혹은 어반 팜(Urban Farm) 이라고 한다. 내가 먹을 채소를 직접 키워먹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에서 시작된

시티 팜은 나를 위한 웰빙이자, 식량 자급, 지구를 위한 친환경이라는 측면에서 더욱 인기를 얻고 있다. 

글: sunny side up(a-mania@hanmail.net)




도시인의 경작 본능                                                                                                              

오래 전에 본 어떤 영화의 한 장면. 여자는 사무실에서 신경질적인 표정으로 전화를 받으며, 한 손으로는 미니어처 곡괭이로
책상 위의
'미니 밭'을 갈고 있었다. 그런 장난감이 나온 걸 보면, 사람들에겐 뭔가 '경작 본능'이란 게 있지 않을까 싶었다. 개인적으론 식물을 기르는 데 영 소질이 없다고 생각했다. 기껏 선물 받은 화분을 제대로 돌보지 않아 죽어버린 게 한두 번이 아니었으니까. 그러던 어느 날 '마법의 콩'을 한번 키워본 이후로 식물 가꾸는 재미를 조금 알게 되었다. 이 마법의 콩이란 놈은 우선

그 속도가 눈에 보일 만큼 무럭 무럭 잘도자랐다. 10일만에 천장에 닿을 정도로 길게 자라 ‘마법의 콩’이란 이름도 붙여줬다.
자라는 속도가 눈에 보이니, 재미가 붙을 수 밖에. 이
아이는 결국 커다란 콩깍지를 맺더니 떡 하니 콩알을 생산하기까지 했다.
와우! 그때부터 아파트 창가에 화분을 하나씩 들이기 시작했다.

 
두 번째 화분은 당연히 허브. 요리를 잘 못할지언정 제이미 올리버가 요리를 할 때 직접 기른 허브나 바질을 한 웅큼씩 따와 샐러드에 올리는 모습을 보고 키워온 로망이 있었으니까. 허브 다음엔 방울 토마토, 상추가 뒤를 이었다. 특히 상추는 굉장히 빨리 자라 일 주일 정도
물을 주니 연한 순을 따 먹을 수 있을 정도가 되어, 우리를 무척 기쁘게 했다. 베란다도 아닌 아파트 창가

경작으로 ‘식량 자급’ 수준은커녕, 새끼 손톱만큼 자란 방울 토마토는 한입 거리도 되지 않았지만 나름대로 시티 파머 라이프스타일의 입문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시티 파머가 뭐 별거란 말인가? 사실 시티 파머는 어느 날 갑자기 생긴 트렌드는 아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우리의 할머니와 어머니들은 집 근처에 좁은 땅뙈기라도 눈에 띄기만 하면 부지런히 씨앗을 뿌려 배추며, 고추며, 상추 등을 길러 부지런히 밥상에 올리셨다. 그분들이야말로 시티 파머의 효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친환경 소비자의 다른 이름, 시티 파머                                                                                              

어떤 사람들은 전원 생활을 동경하면서 귀향하기도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도시에서 농사를 짓는 라이프스타일을 꿈꾼다. 시티

파머는 도시를 떠나 농촌으로 돌아가는 귀농과는 다르다. 이들은 도시의 삶을 유지하면서도 농사를 짓는다. 물론 농사를 지어

시장에 내다 팔겠다는 것이 아니라 가족이 먹을 만큼만 직접 기른다. 농사를 짓는 장소도 다양하다. 주택이라면 앞 마당이나 뒤뜰, 아파트라면 옥상이나 발코니 등 자투리 공간을 적극 활용해 먹거리를 손수 기른다. 이들 시티 파머는 안전한 먹거리를 추구하면서, 동시에 탄소 배출을 줄이고 도시의 녹지도 늘리는 일종의 친환경 소비자이자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는 트렌드 리더라고 할 수 있다. 

이탈리아의 슬로 푸드 운동에서 영향을 받아, 1980년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등장한 시티 파머는 21세기에 들어 환경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시티 파머는 전통적인 농업국이 아니라 선진국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대표적인 나라가 캐나다, 미국, 영국, 일본 등이다. 캐나다의 경우 2010년 벤쿠버동계올림픽을 맞아 2010개의 도시텃밭을 조성하기도 했는데, 벤쿠버가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6년 연속 꼽힌 데는 시티파머의 역할이 컸다. 또 뉴욕에는 옥상에 텃밭을 둔 빌딩만 600여 개가 넘는다. 그런가하면 런던 시민의 약 14%가 자기 집 마당에 농작물을 키우고 있으며, 공공 기관이 운영하는 임대 텃밭은 10년 이상 기다려야 차례가 돌아올 정도로 인기라고 한다. 심지어 시티팜을 하는 레스토랑도 생겨나고 있고,

시티 파머를 위해 채소 기르는 방법을 소개하는 아이폰 애플리케이션까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농사는 이제 새로운 트렌드의 중심                                                                                           


한마디로 지금껏 우리가 생각하는 농사와는 전혀 다른 이미지가 등장한 것이다. 농사가 새로운 트렌드의 중심이 된 것. 요즘

젊은 세대, 특히나 도시에서 나고 자란 세대에겐 농사 또한 새롭고 신선한 경험이자 문화로 와 닿는 것이다. 과거에는 농사가

촌스러움의 상징이었다면 이제는 친환경적이며 세련된 사람들의 트렌드가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진국에선 시티팜을

장기 입원 환자들의 마음 치료에 활용하기도 하고, 샌프란시스코에선 범죄자 순화를 위해 농업을 활용한다. 우리나라에서도

확산 일로에 있는 시티 파머 트렌드로 인해 올 초에는 도시 농사꾼들의 모임인 도시농업포럼이 출범했고, 시티 파머를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도시 농부 학교도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시티 파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이들을 위한 아이디어 제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프랑스의 매튜 르하너가

디자인한 ‘로컬 리버’는 이에 착안, 직접 채소를 길러먹을 수 있도록 어항과 화분을 접목한 제품이다. 어항 속에서 살고 있는 물고기의 배출물로 인해 채소는 성장에 필요한 질삼염을 공급 받고, 채소는 이 영양분을 섭취하는 과정에서 다시 어항 안의 물을 정화해주는 원리다. 일종의 자정 순환 서클이 생기는 셈인데, 보기에도 아름다워 인테리어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습도 유지에도

도움을 준다. 그러나 도시인은 하루 중 대부분을 사무실에서 보내기 마련. 그런 이유로 오피스 파머들을 위한 제품도 눈에 띈다. 

런던의 '어 스튜디오 포 디자인(A Studio for Design)'은 책상 위나 창가에 나만의 작은 정원을 꾸밀 수 있는 엽서 ‘포스트카든(post

carden)’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작은 상자 형태로, 엽서 뚜껑을 열어 정원을 조립할 수 있다. 동봉된 씨앗을 뿌리고 물을 주면 2~3일 후에 싹이 나고, 일주일 정도면 정원이 완성된다. 물론 새싹은 뜯어서 샐러드를 해 먹을 수도 있다. 마치 성냥처럼 생겼지만 그대로 작은 화분에 꽂기만 하면 허브를 기를 수 있는 '성냥개비 가든(matchstick garden)', 작은 캔 안에서 레몬밤을 키울 수 있는 ‘새싹 친구’처럼 깜찍한 제품들도 있으니 ‘오피스 파머’에 도전해 볼만 하겠다. 

 




원문 : http://blog.naver.com/creworld/700894357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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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가든(Kitchen garden) 이란?

'옥상이 자란다' 옥상에 조성할 수 있는 텃밭 겸 정원. 수확해 먹을 수 있는 작물과 관상용 식물이 섞여 있고, 농사를 짓는 동시에 경관과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생활공간이다. 영국에서는 이런 형식의 정원을 '키친 가든kitchen garden'이라고 부른다.



건강한 먹을거리 찾아 호미를 든 도시민들

도시농업 열풍에 불을 지핀 건 먹을거리에 대한 불안감이다. 최근 몇 년간 수입산 식품의 안전성 문제와 농산물 공급 불안에 시달리다 급기야 안전하고 안정적인 먹을거리를 직접 찾아 나선 도시민들이 도착한 곳이 도시농업이다. 한 가정 당 5평 정도의 밭이면 단출하게나마 상추와 고추, 파 등 자주 먹는 채소들을 자급할 수 있다.

(재)서울그린트러스트의 허정남 코디네이터는 "특히 지난해 '배추파동' 이후 텃밭 참여자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김치를 담글 수 없다는 충격이 도시민들의 손에 호미를 쥐어준 것이다.

지자체들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작년 11월 '친환경 도시농업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한 강동구는 2020년까지 구내 텃밭을 1만 세대가 참여하는 1만 구좌 규모로 늘릴 계획이다.

도봉구는 17일 371구좌 규모의 텃밭을 개장한 데 이어 앞으로 창동의 시유지에 3000 평 규모의 텃밭을 만든다. 경기도 안산시는 최근 2만 평 규모의 텃밭을 시민에게 분양했으며, 광주시와 부산시도 텃밭 마련에 나섰다.

도시 내 텃밭은 농업과 관련된 지역 내 사업을 활성화하고 공동체 문화를 회복시킨다는 점에서도 각광받고 있다. 강동구의 텃밭 사업은 지역의 친환경 농산물을 직거래하는 장터를 열고, 이들 농산물로 학교 급식 수요를 충당하는 등의 지역 먹을거리 사업과 함께 추진된다.

구내에서 모은 낙엽으로 퇴비를 만들어 텃밭과 농가에 공급하는 낙엽퇴비장도 운영 중이다. 건강한 식생활에 대한 주민들의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지역 기반 먹을거리 인프라를 만드는 것이다. 농산물을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 함께 농사짓는 사람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경제 구조가 가능해진다.

아파트단지, 학교, 어린이집, 경로당, 병원 등에 마련되는 공동텃밭은 구성원 간 소통을 끌어내고 교육, 치료 등의 효과까지 낳는다. (사)전국귀농운동본부 텃밭보급소에서 엮은 <도시농업-도시농사꾼이 알아야 할 모든 것>에는 이를 증명하는 사례들이 실려 있다.

학교 텃밭을 운영했던 한국육영학교 김정선 교사는 텃밭이 아이들의 집중력과 오감을 발달시킨다는 것을 발견했다. "보고 만지고 냄새 맡고 맛보며 텃밭 활동을 체험한 아이들은 예전에 무관심했던 작물들, 풀들과 곤충들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관찰력도 향상됐다"는 것이다.

한 요양원에 옥상텃밭을 만들었던 도시텃밭보급소 이혜경 보급원은 텃밭이 "노인들에게 자신감과 활력을 불어 넣는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빌딩숲에서 텃밭 찾기

텃밭을 가꿀 넓은 땅을 도시에서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텃밭보급소 안철환 소장은 "둘러보면 유휴지가 의외로 많다"고 지적했다. 놀고 있는 공유지를 지자체가 시민에게 개방하는 방식이 일반적이고, 옥상과 베란다를 활용하는 것은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땅 없이 농사에 입문하는 이들을 위한 상자텃밭도 널리 퍼져나가고 있다. 지자체나 관련 단체를 통해 상자텃밭을 분양받을 수도 있지만, 스티로폼 상자와 나무 상자, 고무 대야 등으로 직접 만들어도 된다.

작물에 알맞은 크기의 상자를 준비하고 물 빠짐 구멍을 낸 뒤 부직포나 포대 등을 깔고 배양토와 거름을 넣어주면 된다. 상추와 고추, 토마토, 감자, 배추 등은 손이 많이 가지 않아 누구나 잘 기를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텃밭보급소 카페(cafe.daum.net/gardeningmentor)에서 참고할 수 있다.

서울시와 (재)서울그린트러스트는 최근 상자텃밭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주머니텃밭 1만 개 보급에 나섰다. 천막 소재이기 때문에 상자텃밭의 무거움은 덜어냈지만, 튼튼함은 놓치지 않았고 깊이가 35cm여서 뿌리를 깊게 내리는 토마토, 오이, 가지, 고추 등을 잘 길러낼 수 있다.

주머니텃밭은 생활 속 빈 공간의 환경개선과 공동체 활성화, 노인의 건강을 유지해주는 소일거리용으로 보급되는 중이다. 허정남 코디네이터는 "도시민들이 자투리 공간을 일구어 나가는 뿌듯함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머니텃밭의 의의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지역 노인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그 일부는 헌 천막을 재활용해 제작되는 이 기특한 텃밭은 지역 일자리 창출과 자원재순환에까지 기여한다. 우리 동네 노는 땅, 우리 회사 옥상에 심긴 토마토와 오이가 더 예쁘고 맛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상자텃밭과 주머니텃밭 등의 간편한 텃밭 형태는 가족 단위 참여자가 많은 주말농장 형의 텃밭과 달리 1인 가구의 생활 방식과도 잘 어울린다. 서울시가 주최하고 (재)서울그린트러스트가 주관한 '2010 생활녹화 경진대회' 우수사례로 뽑힌 마포구 합정동의1인 가족 에코네트워크 '이웃 랄랄라' (cafe.naver.com/ecolalala)는 외롭고 불규칙한 1인 가구의 생활습관이 텃밭을 통해 건강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웃 랄랄라는 인스턴트 음식에 지친 혼자 사는 젊은이들이 함께 상자텃밭을 일구기로 의기투합해 생긴 모임. 한 건물 옥상텃밭에서 자란 갖가지 작물들은 이들에게 영양분은 물론, 공동체라는 선물을 안겨 줬다.




도시농업, 공공문화가 되다

도시농업을 공공문화의 새로운 영역으로 안착시키려는 시도는 디자인계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지난 3월30일부터 (재)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주최로 열리고 있는 <도시농부의 하루> 전은 도시에서 농사짓는 다양한 방법을 제안한다. 옥상과 베란다는 물론, 실내 곳곳과 길거리까지 밭으로 탈바꿈시키는 디자인 아이디어가 전시됐다.

폐 파이프와 헌 양철 트렁크, 헌 청바지 주머니에서 고개를 내민 푸른 잎들, 헌 액자를 타고 오르는 덩굴은 주변 어디든 밭이 될 수 있음을 가르쳐 준다.

칸칸이 허브가 자라는 조리대, 테트리스 블록 모양으로 만들어져 베란다의 쓰임새에 따라 다르게 조합할 수 있는 상자텃밭, 다양한 모양으로 상자텃밭을 쌓아 올려 울타리 대신 설치할 수 있게 만든 '블록 팟' 등은 도시 텃밭의 가능성을 넓힌다.

전시장 옥상에는 최원자 작가의 '옥상이 자란다'가 설치됐다. 딸기와 상추, 케일 등의 채소류, 매화나무와 포도나무 등을 심은 밭 가운데 원두막을 모티프로 한 공간이 있어 수확과 휴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작물들의 색과 생김새를 고려해 심는 위치를 정했기 때문에 안정감을 주고, 계절마다 다양한 작물들이 번갈아 피고 지고 열매 맺으며 다른 풍경을 만들어 낸다. 생산성과 조형성을 동시에 고려한 텃밭 겸 정원인 셈이다.

(재)한국공예·디자인진흥원은 이번 전시를 통해 제시한 도시농업 아이디어를 공공디자인 사업으로 실현해나갈 계획이다. 그 첫 결과물은 '인사동 열한번째 골목길 프로젝트'다. (재)한국공예·디자인진흥원 갤러리가 위치한 인사11길을 녹지로 만드는 프로젝트. 교회와 갤러리, 주차장의 자투리땅에 텃밭을 일구고 덩굴식물과 화단 등으로 경관을 정비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

도시농업에 대한 상상력은 이처럼 철옹성 같던 도시 곳곳에 스며들고 있다.




식량 확보를 넘어 생태적 패러다임으로

문제는 결국 사람이다. 텃밭보급소 안철환 소장은 "도시농업을 하려면 왜 농사를 지어야 하는지, 어떤 자세와 전략으로 농사를 지어야 하는지 등 농사철학을 반드시 배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땅 한 평 제대로 구하기 어려운 도시에서 수확만을 추구하는 농사는 지속되기 어렵다. 농사의 기쁨, 땀을 흘리고 흙을 만져 결과를 거두고는 건강함, 나아가 도시환경을 살리고 있다는 보람에 의미를 둘 줄 모른다면 도시농부로 살 수 없다.

도시농업에 대해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늘어나는 것은 고무적이다. 텃밭보급소는 도시농부학교를 운영하고 있고 각 지역의 농업기술센터에서도 도시농업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재)서울그린트러스트는 도시 텃밭 강사, (재)한국공예·디자인진흥원은 도시 텃밭 디자인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서울 강동구청 직원들은 스스로 배운 뒤 주민들과 나누기 위해 도시농업 학습동아리 '그리니티'를 만들었다.

배움을 통한 농사는 생산량 증대와 수익 극대화만을 목표로 하는 농사와는 다를 수밖에 없다. 도시농업이 식량위기에 대한 경제적 대안일 뿐 아니라 도시 문명에 대한 사회문화적 대안이 될 수 있는 건 그 때문이다.

해외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도시농업이 시도되고 있다. 건물 옥상에 텃밭을 조성하면 건물을 운영하는 에너지가 획기적으로 절감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옥상이 도시농업의 무대로 각광받기도 하며, 식량자급이나 주민의 정신적 건강 유지를 목적으로 도시 텃밭이 일구어지기도 한다. 다문화 음식 축제와 유기농산물 품평회 같은 관련 이벤트도 호응을 얻고 있다.

도시농업은 결국 생태적 패러다임과 만난다. 자신이 먹을 것에 제초제와 화학비료를 쓰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농사를 짓다 보면 작물을 기르는 것이 농약이 아닌 흙임을 실감하게 되고, 흙을 살리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된다.

"초보 농부가 키운 작물은 의외로 맛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작물은 자신을 잘 돌봐주지 못하는 초보 주인을 만나면 스스로 커야 합니다. 거름도 덜 주고 벌레와 풀도 잘 잡아주지 못하며 가뭄에도 물을 주지 않으니 오히려 작물 본래의 생명력이 살아나는 것입니다. 핵심은 살아있는 흙입니다. 흙이 살아나면 아무리 실력 없는 농부라도 그 땅에서 최소한의 먹을거리를 얻을 수 있습니다."

텃밭보급소 안철환 소장은 "농사의 처음이자 끝은 흙을 살리는 일"이라고 말한다. 마하트마 간디는 "어떻게 흙을 뒤집고 관리하는지를 잊는 것은 우리 자신을 잊는 것"이라고 말했다. 도시농업은 도시민과 흙의 관계를 회복하고, 도시의 삶을 자연 속에 바르게 놓아보는 시도이자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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