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이미지 그래픽 짤방

[Mark Khisman/조윤진] 박스 테이프로 그림을 그리는 아티스트

Flyturtle Studio 2015. 4. 20. 09:58
320x100

 

 

 

 

 

 

 

 

 

 

 

 

 

 

 

 

 

 

 

 

박스테이프 아티스트 조윤진

http://blog.naver.com/streetfoot01/220269637935

 

12가지 컬러의 박스테이프와 커터칼 하나로 작품을 만들어내는 조윤진 아티스트.

털털한 성격과 유쾌한 웃음 뒤에 남모를 아픔도 있었지만, 그런 시기가 있었기에 지금의 조윤진이 있다라고 그녀는 말한다.

꿈을 꾸기에 꿈을 이룰 수 있다.

유명인이 되고 싶어서 유명인을 그리는 그녀.

이렇게 인터뷰를 하고 있는 걸 보니 이미 그 꿈에 한 발짝 가까워진 건 분명하다.

 

 

 

 

반갑다. 스트릿풋 독자들에게 인사 부탁한다.
안녕하세요. 그림을 그리며 꿈을 꾸는 조윤진이라고 합니다.

 

작업실이 꽤 넓다.
건물 1층에서 부모님이 커피숍을 하고 계시는데, 마침 지하실이 비어있어서 09년부터 작업실로 쓰고 있다. 작업을 하려고 얻은 작업실이었으나, 4년간 개인 작업은 안하고, 화실 운영만 했었다. 현재는 아이들 미술수업과 개인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언제부터 미술을 배우기 시작했나.
외동딸인데다가 어머니는 내가 3살 때 돌아가셨다. 그래서인지 외롭고 심심할 때마다 그림을 그리면서 놀았다. 책을 봐도 글은 안 읽고, 그림만 보고 따라 그렸다. 그걸 보고 주변 사람들이 윤진이 그림 잘 그린다면서 칭찬일색이었다. 집에선 날 돌봐줄 사람이 없으니 8살 때부터 미술학원에서 거의 살다시피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칭찬받고 주변인들의 관심을 받기 위해서 그림을 그렸던 것 같다. 어쩌면 그림이 사람들과 소통의 매개체였을지도 모른다. 초, 중, 고등학생 때도 미술 잘하는 애, 그림 잘 그리는 애 하면 조윤진이였다. 나름 자부심을 갖고 지냈던 것 같다. 그러다 대학입시 준비를 위해 고2때부터 본격적으로 입시미술학원에 다니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남들처럼 원하는 대학에 입학했다. 하지만 그 이후로 과제는 뒤로하고 그림도 안 그리고 정말 펑펑 놀았던 것 같다. 하하.

 

예체능 계열에 있는 친구들은 대부분 졸업과 동시에 작가가 되길 꿈꾼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높기만 하다. 조윤진은 어땠나.
예체능 계열의 회화과 친구들, 순수 미술 친구들이 대부분 그렇다. 게다가 요즘은 SNS를 통해 자기PR도 할 수 있어서 작가를 꿈꾸는 친구들이 부쩍 많아진 것 같다. 내가 다녔던 대학교는 작가양상을 위한 학교였기 때문에 나 역시 졸업과 동시에 작가가 되고, 전시도 할 줄 알았다. 작가가 안 되면 미술학원 차리고, 좋은 남자 만나서 시집도 갈 줄 알았다. 그러다 현실을 깨닫고 작업실 겸 화실을 차렸다. 어느 정도 돈도 벌어서 명품가방도 마음대로 살 수 있고 좋았다. 하지만 화실 운영 4년 째 되던 해 극심한 우울증이 찾아왔다. ‘내가 왜 이렇게 살지. 내 꿈은 이게 아니었는데 한 획을 긋는 세계적인 아티스트가 되는 것이 꿈이었는데, 겨우 미술학원 하자고 미대를 나오고 그림을 그렸던 건가’라는 자괴감에 빠졌었다. ‘유명해지지 못할 바에 살아서 뭐해.’ 매일 이러한 생각을 하다가 결국 병원까지 가게 되었는데 약을 복용하고 시간이 지나니 조금씩 나아지더라. 그때부터 마음을 다시 잡았다. ‘하루에 한 장씩 내가 좋아하는 것들 위주로 그리자. 낙서라도 좋다. 10분이라도 투자해보자. 대학시절에 흥청망청 놀았으니, 이제 마음잡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그림을 그리자’라는 생각을 한 것이 2013년 12월이었다.

 

 

 

 

박스테이프를 활용해 작업할 생각은 어떻게 한 건가.
대학생 때 생각을 했던 건데 게을러서 실천하지 않고 있던 것 중 하나였다. 그러다 대학 졸업 4년 후 그림을 다시 그리기 시작하면서 박스테이프로 한번 시도해보자고 생각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누런 박스테이프로 체크무늬 남방을 표현하기 위해 두 번 겹쳐서 붙이게 되었는데 물감처럼 중첩이 되는 것을 발견했다. 유레카!! 이거다 싶었다. 그래서 박스테이프 색깔이 이것

밖에 없나 하고 인터넷을 막 뒤졌다. 근데 생각보다 테이프 색깔이 정말 많더라.

 

작품을 보면 입체적이고 정교하다. 테이프로 어떻게 이런 명함을 표현해내나.
기본적으로 인물표현에 대한 이해가 있기에 가능한 것 같다. 어떤 미술가들에게나 테이프를 주게 된다면 아마 다 잘하실 것 같다. 되게 교과서적인 말이긴 하지만, 매일하니까 되더라.

 

전부 유명인 얼굴과 수퍼 히어로로 작업을 했다. 이런 인물만 고집하는 이유가 있나.
어렸을 때부터 유명인사가 되는 것이 내 꿈이었다. 관심 받고 주목 받는 것을 좋아해서 일부로 튀는 옷을 입고, 희한하게 머리를 묶고 다녔다. 심지어 가수가 되겠다며 기타를 배우기도 했다. 한마디로 좀 나대고 다녔다. 그러다 일찍이 현실을 깨닫고 ‘그렇다면 그림으로라도 유명해져야겠다’라고 마음먹고, 내가 유명인이 되지 못하면 유명인들을 그려서라도 유명해져야겠다라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 로버트다우니주니어를 그리고, 한국에 아이언맨 시사회라도 오게 된다면 기다렸다가 그림을 들고 환호성을 지르는 거지. 그러면 로버트다우니주니어가 나를 봐주게 되겠지? 여기 당신을 좋아해서 그림으로 그려내는 한 사람이 있다. 그렇게 그냥 그들에게 나를 알리는 거다. 만나고 싶지만 만날 수 없는, 만나기 힘든 그들을 관찰하고 그리며, 나는 그들과 가까워진다고 생각한다.


새하얀 캔버스에서 작품으로 탄생하기까지 작업과정이 궁금하다.
사실 그림 과정은 다 똑같다. 정말 단순한데. 만나고 싶은 사람의 사진을 찾고, 밑그림을 그린 후에 그들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본다. 그리고 내 눈에 보이는 색을 테이프와 커터칼을 이용해 하나씩 붙여가며 인물을 완성해나간다.

 

지금까지 작업한 것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 있다면.
글쎄. 매번 할 때마다 애착이 가는 것들이라 음, 열손가락 깨물어 아프지 않은 손가락은 없는 것 같다.

 

영감을 받기 위해 찾아보는 사이트나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있다면 소개해달라.
영감을 받기 위해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술을 마신다. 좋아하는 아티스트는 데이비드호크니, 엘리자베스페이튼.

 

예술을 하는 사람들은 자기만의 작품 색깔과 고집이 보통 있더라.
사실 트레이싱지에 덧대어 빨리 그림을 그릴 수도 있고, 그렇게 그린다고 한들 요즘은 문제시 되지 않는다. 하지만 난 쉽게 가는 것보단 힘들게 작업하려는 편이다. 디지털작업으로 미리 색을 봐 놓고 할 수도 있고, 테이프 색상표 같은 것도 만들어 놓으면 편하지만, 외워버리는 것이 싫어서 만들지 않았다. 사실 귀찮아서 하는 핑계 일 수도 있다.

 

작품이 핸드폰케이스, 의류 등에 프린팅으로 많이 쓰이고 있는 걸로 안다.
엑스비도트에서 16명 작가의 작품으로 핸드폰 케이스를 제작했는데, 운 좋게 거기에 참여하게 됐다. 의류 프린팅은 SNS 친구들 중 그림을 구입하기엔 부담스러워 하시는 분들을 위해 제작했다. 옷을 팔아서 돈을 벌기보단 그냥 좋은 그림은 옷으로든 어떤 제품으로든 소장하면 좋으니까. 판매하는 나도 좋고, 구매해주시는 분들도 좋고 일석이조인 것 같다. 한번 제작할 때 소량으로 찍어내기 때문에 소장가치도 있고, 그래서 더 많은 분들이 찾아주고, 구매해주시는 것 같다.

 

 

 

쉬는 날에는 뭘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지 궁금하다.
요즘은 홍대로 자주 놀러 다니거나 공연을 본다. 그리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아침이 올 때까지 술을 마신다. 쉬는 날에도 집에 가만히 있지를 못한다. 아마 외로워서 그런 것 같다.

 

SNS로 사람들과 활발하게 소통한다. 특별히 그러는 이유라도.
솔직히 말할까? 그냥 깝치는 거다. 하하. 내가 뭐 유명인도 아니고 작가이기 이전에 사람이고, 이건 뭐 그냥 내 성격 같다. 사실 아주 어릴 적에 프리챌이라는 커뮤니티가 있었는데 그때도 참, 지금같이 많이 깝쳤었다. 하하. 말이 많아 난.

 

조윤진과 같은 아티스트가 되길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놀 거 다 놀고, 개념 없이 살아도, 내가 되고 싶은 것만은 마음에 품고 살았으면 한다. 난 어렸을 때 내 기준에서 정말 어마어마하게 놀았다. 솔직히 하는 것도 없으면서 ‘난 멋진 작가가 될 것이고, 그림을 그리는 삶을 살아갈 것이다’라고 늘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 현재 그렇게 살고 있다. 모든 것엔 때가 있는 것 같다. 만약에 대학시절에 놀아보지도 않고, 매일 그림만 그렸더라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 같다. 아마 질려버리지 않았을까?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것이 좋다. 대신 억지로 말고.

 

앞으로 작업 관련해서나 사적으로 계획하고 있는 일이 있다면.
글쎄. 그림을 전공했지만, 다시 그림을 그리게 된지는 1년밖에 되지 않았고, 지금은 그림을 그리면서 내 자신을 찾아나가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평생 나를 찾다가 끝날 지도 모른다. 소소하면서도 가장 큰 꿈은 지금처럼만 꾸준히 행복하게 그림 그리면서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살아갈 수 있었으면 한다.

 

조윤진이 추구하는 행복이란 무엇이고, 최종 꿈이 뭘까.
앞서 말했듯이 내 꿈은 꾸준히 행복하게 오래 그림을 그리는 것. 나와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만나고, 소통하고, 세상에 좋은 많은 것들을 보고 느끼고 즐기면서 항상 그림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소박하지만 이게 가장 큰 꿈이다. 좋은 그림을 그리면 자연스레 좋은 사람이 가득해지는 것을 느끼는 요즘이다.

 

어떤 아티스트로 기억해주길 바라나. 원하는 수식어가 있다면.
사람들과 소통하는 인간적인 아티스트. 더 솔직히 말하면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알 수 없는 아티스트.

 

마지막으로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과 본인에게 해주고 싶은 말.
뭐든 길게 천천히 오래 합시다. 유행은 돌고 돕니다. 따라가지 맙시다. 나는 나 너는 너 우린 우리. 소박이 모여 중박이 되고 중박이 모여 대박이 됩니다. 쉽게 뜨면 쉽게 지게 됩니다. 아..하고 싶은 말이 정말 많네요. 더 많은 말을 듣고 싶다면 저를 찾아오셔요! 감사합니다

 

 

 

 

 

 

 

 

 

 

 

 

320x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