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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피 키우기

Flyturtle Studio 2012. 2. 4.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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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에서 탄생한 인공 애완동물로, 값비싼 전용 알사탕을 먹여야 살수 있다는 '참피'의 설정은 끝없는 소비를 조장하는 오타쿠(와 그들을 기반으로 하는 산업)들을 비난하는듯이 보인다. 그것은 사실이지만, 이 만화는 다른 곳에 초점을 두고 싶어한다. 참피라는 대상에 대한 증오과 그로 인해 표출되는 잔인함. 이 잔인함의 근원은 '그'(주인공)가 억지로 참피를 분양받아서인지, 아니면 참피가 그에게 까탈스럽게 굴어서인지, 그것도 아니라면 그가 애초부터 그 친구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아서인지, 독자로서는 알 길이 없다. 그 모두일수도 있고, 그 어느것도 아닐 수 있다. 그가 애초부터 잔인했을 수도 있다. 그것이 어떠하건 이 만화는 잔인하며, 그로 인해 이 만화에 혐오감을 가지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나는 그와 참피의 관계가 변화되는 과정과, 완전히 미쳐버린 그의 모습까지 감상해달라고 말하고 싶다. 잔인성만으로 이 만화를 다 평가하기에는 이 만화는 좀 비범한 면이 많다. 기왕 화낼거면 그 잔인성이 어떤 맥락에서 배치되어있고, 어떤 의미로 쓰이는건지 한번 알아봐야 할 일이다. 이렇게 말해도 싫어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싫어하겠지만.


- 사실 '참피'의 모델은 '로젠 메이든'의 캐릭터 '스이세이세키'를 변형한 '실장석' 이라는 동인캐릭터다. 로젠메이든의 팬들이 직접 만들어낸 캐릭터로, 얄미운 성격이라 실장석을 학대하는 일러스트가 많았다. 이 만화는 그런 일러스트를 편집해서 나온 작품이다. (비슷한 방식의 만화로 '디씨폐인대회'가 있다.) 어쨌든 이 만화는 9화까지 연재되다가 논란 끝에 연재중단이 되었는데, 논란보다는 그 뒤를 어떻게 진행시킬지 작가('데스투더팔스엠페러') 자신도 감당을 못해서가 아닐까 싶다. 여러모로 아쉽다.


- 여러가지 현실비판에 대한 풍자와 비판, 인간의 일면을 참피라는 주제를 통해 말하고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이나 물건이라면 어떠한 거금을 들이는 오타쿠 문화에 대한 풍자
군대에 입대해 참피라는 보잘 것 없는 생명체 하나를 믿고 버티는 현 군대의 현실.
즐겁게 살기 위해 일하는 것인지 일하기 위해 사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우리네 현실.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하기 힘을어 일용직이나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20대의 현실.
온갖 스트레스 속에 광기와 비슷한 행동을 보이며 그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주인공.
그리고 마지막에는 그러한 주인공 같은 인간들이 점점 늘어난다는 걸 은유적으로 표현하려 한다.


- 인간의 인생은 지구의 나이에 비교하면 하루살이에 가깝다.
인간이 벌레를 바라보듯이, 짧은 인생이나 마찮가지다.
얼마 살지도 못하는 인생인데, 왜 그렇게 나 자신이 아닌 '내것'에 대해 집착을 하게 되는 것일까?
사실 다 버리면 끝인데 말이지...
돈 때문에, 집 때문에, 애인때문에 등... 자살하고 목메이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예전에 법정 스님의 '무소유'를 읽은 적이 있다.
전부 내것이 아니라 세상에 태어나 잠시 빌려 쓰고 가는 것이라고...
소유욕과 집착을 버리면 조금 마음이 편해지지 않을까...


- 정돼지와 참피키우기의 작가는 '증오구역' 일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말투, 연출,  분노의 과정. 그 사람 특유의 스토리 라인이 있는 듯 하다.
항상 메시지를 전달하는 열린 결말이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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