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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러기 아빠’ 행복하십니까?

Flyturtle Studio 2012. 3. 14.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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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불량에 몸 망가지고 우울증세에 정신도 피폐
이화여대 차은정씨 박사논문
세명중 한명 ‘정신건강’ 이상
고소득일수록 몸 상태 더 나빠



2년 전, 두 자녀와 아내를 미국으로 떠나보낸 ‘기러기 아빠’ 김성동(47)씨는 얼마 전 회사 건강검진을 받다가 깜짝 놀랐다.

만성 위염이었다. 계속 방치하면 위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의사의 말에 고개를 떨궜다.

홀로 밥상을 마주하는 게 싫어 간단한 인스턴트 식품으로 끼니를 때운 것이 결국 위염까지 불렀다. 고독과 허전함을 잊기 위해 밤 늦도록 야근을 한 것도 원인이었다.

최근엔 7년 전 끊은 담배를 다시 입에 물었다.

아무도 없는 쓸쓸한 집에서 새벽 1~2시에 기울이는 술의 양도 부쩍 늘었다.

또 다른 기러기 아빠 박재범(45)씨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늘 불안감에 시달린다. 월급의 3분의 2를 탈탈 털어 보내야 미국에 있는 자식과 아내가 생활할 수 있기 때문에 한 푼이라도 더 벌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

최근 경기 불황에 회사 매출이 오르지 않아 ‘명퇴’를 당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기러기 아빠들이 위험하다.

자식 교육에 ‘올인’하며 돈을 벌고 있지만, 영양불량으로 몸은 망가지고 우울증세로 정신은 날로 피폐해져 간다.

이화여대 간호학과 차은정씨는 23일 박사학위 논문 ‘기러기 아빠의 건강관련 삶의 질 예측모형 구축’에서 외국에 자녀와 부인을 보내고 한국에 남아 경제활동을 하며 혼자 생활하는 35~59세 기혼남성 151명을 대상으로 환경적 특성과 신체적ㆍ정신적 건강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조사대상 중 76.8%가 영양불량 상태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고액 연봉자들 사이에 영양불량에 걸리는 비율이 높아 주목된다.

월수입 600만~800만원 미만이 17.2%, 800만~1000만원 미만이 12.6%, 1000만원 이상이 23.2% 등 월수입 600만원을 넘는 사람이 53%에 달했다. 이들은 소득이 높지만, 자신보다 적은 연봉을 받는 사람보다 영양상태는 더 나빴다.

조사대상 중 29.6%는 우울감을 느낀다고 답해 3명 중 1명꼴로 정신건강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에 응한 기러기 아빠들이 가족과 떨어져 산 기간은 평균 39.4개월이었다. 

차씨는 “기러기 아빠들의 영양상태에 대한 재확인과 정밀한 영양조사가 필요하며 식습관개선 프로그램을 개발해 활용하게 할 필요가 있다”면서 “삶의 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우울증세는 정밀 진단과 함께 차단책을 제시해 더 큰 병으로 확대되는 상황을 막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씨는 이와 함께 “기러기 아빠들이 속한 중년기 남성을 대상으로 한 건강에 관한 연구가 매우 적다”며 “이들이 건강과 정신을 온전하게 유지할 수 있게 하려면 정책적인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곽명동 기자


http://www.fnn.co.kr/content.asp?aid=cc899b971aac4ce19b3fc035729a8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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