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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부터 다른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UX

Flyturtle Studio 2011. 11. 10.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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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구의 모양은 목적에서 비롯된다. 또한 같은 목적의 도구라도 어떤 것에 주안점을 두었느냐에 따라 그 모양은 미세하게 달라진다. 이를테면 김연아 선수와 아사다 마오의 스케이트 날의 앞부분은 아주 섬세한 차이가 있다. 김연아 선수의 날은 유선형으로 스텝을 밟거나 스핀을 도는데 유리한 반면, 아사다 마오 선수의 날은 일직선형으로 점프에 유리하다. 이러한 차이는 두 선수의 전략 차이에서 비롯된다. 안드로이드폰과 아이폰의 UX (사용자 경험ㆍUser Experience) 도 전략의 차이에서 드러난다.

 

구글와 애플의 UX 전략

 

안드로이드폰과 아이폰의 인터페이스나 인터렉션 방식을 보면 UX전략 관점에서 구글과 애플의 DNA가 다름을 알수 있다. 구글과 애플 모두 '아름다움'의 UX를 지향하지만 추구하는 방식은 서로 다르다. 이는 구글의 'Google User Experience' 문서와 애플의 ' Apple iPhone Human Interface Guidelines' 문서에서 드러난다.

 

구글의 UX전략을 해석해보면 '정확한 데이터'와 '빠른 처리 속도'에서 출발하는 반면 애플의 UX전략은 '사용자의 생각과 행동'에서 출발한다. 여기에 애플은 스티브잡스의 디자인 완벽주의가 가미된다.

 

■ 내비게이션 버튼

 

안드로이드폰과 아이폰의 가장 큰 차이는 네비게이션 버튼의 종류와 방식이다. 안드로이드폰은 홈, 설정, 이전, 검색의 기능과 버튼을 1:1로 매치한 4가지 버튼이 있다. 반면 아이폰에는 홈 버튼 하나만 있으며 홈이동, 검색, 종료 기능을 함께 수행하도록 되어 있다.

 

안드로이드폰은 홈으로 가는 기능과 이전화면으로 돌아가는 기능을 분리했다. 하지만 아이폰은 이전화면으로 돌아가는 기능은 없으며 홈으로 빠져 나갈 뿐이다. 뒤로가기 버튼은 앱을 보는 상태에서 누르면 홈으로 가는 버튼을 누른 것과 똑같기 때문에 별 의미가 없지만, 웹사이트를 볼때는 히스토리를 쫓아 갈수 있기 때문에 유용하다. 아마도 사용자를 구글 광고에 더 묶어 두기 위한 전략은 아닐까?

 

아이폰의 경우 홈버튼을 계속 누르면 기능이 토글되면서 다른 화면을 보여주는 반응을 통해 사용자의 자연스런 기능학습을 유도한다. 반면 안드로이드폰은 홈화면에 도달하면 더 이상 눌러도 아무런 화면의 반응은 없다. 또한 사용자는 네비게이션 기능을 익히기 위해 아이폰, 안드로이드폰 모두 서너 가지의 기능을 익혀야 하지만 인터페이스 조작 관점에서는 안드로이드폰은 4개의 버튼 조작법을, 아이폰은 1개의 버튼 조작법만 익히면 된다.



▲ 그림1. 안드로이드폰과 아이폰의 버튼 배치

작업 프로세스

 

안드로이드폰이 데이터 중심의 프로세스라면 아이폰은 유저 중심의 프로세스다. 앱을 삭제하는 프로세스는 1) 삭제할 앱 검색 2) 삭제 실행의 2단계면 충분할 것이다.

 

아이폰의 경우 그러한 유저의 프로세스가 반영이 되어 있어, 앱을 삭제하려면 1) 앱을 롱터치 2) 앱 아이콘의 X 마크 클릭 3) 삭제확인의 3단계를 거친다. 반면 안드로이드폰의 경우 설정 패널을 찾아 들어가 앱을 삭제하기 위한 데이터를 불러오는 화면을 띄운 다음 삭제를 실행할 수 있다.

 

실제로 삭제를 하려면 1) 메뉴 2) 설정 3) 애플리케이션 4) 애플리케이션 관리 5) 삭제 애플리케이션 선택 6) 삭제 의 6단계를 거쳐야 한다. 이는 병원에서 환자로 하여금 문서를 들고 부지런히 병원 곳곳을 움직이게하는 진료의 프로세스를 보는듯하다.

 

데이터 중심적으로 만들어진 프로세스는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형태를 띈다.
1) 찾기를 위한 찾기 2) 찾기 3) 실행을 위한 실행 4) 실행 5) 최종 의사 재확인

 

하지만 사용자의 생각은 다음과 같다.
1) 찾기 2) 실행

 


▲ 그림2. 앱 삭제 프로세스

메시징

 

메시징에도 두 폰의 UX 전략이 다름을 알수 있다. 구글은 메시지도 일종의 데이터라고 간주한 반면 애플은 메시지는 사용자가 확인해야하는 인터렉션으로 간주한다. 그래서 안드로이드폰의 경우 알림 메시지 데이터를 보관하는 곳을 두었다.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는 상단의 알림바를 하단으로 드래그하면 메시지 수신시간과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리스트로 보여주며 클릭하면 해당 앱으로 이동하여 상세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아이폰은 알림 메시지가 오면 사용자에게 팝업으로 바로 띄워서 알려준다. 사용자가 확인하지 않으면 계속 화면을 가리고 있기 때문에 무조건 확인을 하도록 되어있다.

 

그리고 확인이 끝난 메시지는 각각의 앱에서 사용자가 찾아들어가서 확인해야한다. 한편 에러 메시지의 경우 일부 안드로이드 앱에서는 사용자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다양한 시스템 메시지를 보이기도 한다. 앱을 개발하는 엔지니어가 아닌 이상 사용자는 작업 현황 또는 처리 결과를 보면 충분하기 때문에 1) 작업중입니다. 2) 에러가 발생했습니다. 2가지면 될것도 같은데 말이다. 



▲ 그림3. 메시징 방식


서비스
서비스의 경우 UX전략 뿐만 아니라 구글과 애플이 추구하는 서비스 관점의 차이가 투영되어 있다. 지도를 예를 들면 구글은 사용자의 현재 위치 데이터를 먼저 보여주려하는 반면 아이폰은 사용자가 보려는 지도 이미지를 먼저 보여준다.

 

그래서 안드로이드폰에서 맵을 실행하면 네트웍이 더딜경우 지도 보다는 사용자의 현재 위치가 먼저 표시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아이폰은 최근에 사용했던 지도를 일단 먼저 보여주고 사용자가 현재위치를 보여주도록 되어있다. 게다가 지도를 움직이면 안드로이드폰은 사용자의 요청을 받아 필요한 주변 지도 이미지를 가져오지만, 아이폰은 일단은 현재 지도 사방면의 이미지를 캐시해서 빠르게 보여준다. 사용자가 지도앱을 통해 뭘보려고 했는지, 행동패턴에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대한 차이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비즈니스 측면에서 UX의 구글과 애플이 추구하는 서비스의 차이점이 스마트폰에도 그대로 반영되었다. 안드로이드폰은 데이터를 관리하는 G메일과 검색서비스를 중심으로 연락처관리, 구글맵, 유튜브, 구글 마켓을 사용하도록 짜여져 있다.

 

G메일 사용자의 경우 메일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으며 연락처도 수월하게 동기화할 수 있다. 반면 아이폰의 경우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미디어를 관리하는 아이튠즈를 중심으로 앱스토어, 아이팟 서비스로 연결되도록 했다. 아이튠즈의 경우 처음 가입할 때 신용카드 정보까지 넣어야할 정도록 입력항목이 많지만 일단 가입하고 나면, 아이튠즈는 아이폰과 데이터를 동기화시키고 아이폰의 데이터 뿐만 아니라 음악, 비디오, 사진등 미디어들을 동기화 시켜준다.

 

감성적 디자인
구글의 안드로이드폰은 빠르고 정확한 처리를 하는 정밀한 기계가 작동하는듯한 감성이다. 화면 전환이나 실행을 해보면 빠른 느낌을 주기 위해 아이콘이 신속하게 흩어지고 모이는 애니메이션을 보여준다. 패턴 형태로 바탕화면을 잠그는 화면은 금속판의 볼트 머리를 만지는 것 같다.

 

반면 애플의 아이폰은 부드럽고 발랄한 처리를 하는 장난감이 작동하는듯한 감성이다. 메모를 삭제할 때 메모장이 휴지통으로 빨려들어가는 모습이나 사진을 찍어 메일을 전송할 때 사진이 메일상자로 이동하는 애니메이션은 사용자가 사용한다는 느낌보다 갖고 논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개방성
아이폰에서 앱간의 연계는 앱스토어, 사파리, 메일, 전화 등 애플에서 허용하는 것과 가능하다. 하지만 안드로이드폰에서는 퍼미션 제한을 주지 않은 경우 앱사이의 호출과 데이터 교환이 가능하다. 그래서 안드로이드폰에서 하나의 앱은 폰하단의 메뉴버튼을 누르거나 메인화면을 길게 누르면 나오는 팝업메뉴를 통해 다른 여러 앱과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테크니컬 측면에서 이런 것이 가능한 것은 안드로이드 폰에는 화면과 화면 또는 서비스로 전환 또는 호출하기 위해 인텐트(Intent)라는 API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인텐트는 화면 전환 또는 호출시 프로그램 이름을 명시하지 않고서도 어떤 작업을 해야할지를 암시하는 조건만을 이용하여 프로그램이 실행되도록 할 수 있다. 인텐트는 안드로이드 내부 작동원리지만 작업을 하려는 사람의 생각 또는 의도를 데이터화한 것 구글의 철학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UX는 철학이다

 

UX는 겉으로 보면 디자인이지만 속으로 파고들면 철학이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의 UX의 차이점은 구글과 애플의 UX철학에서 비롯된다. 어떤 철학에서 출발하느냐에 따라 디자인되는 제품의 UX는 달라진다. 그래서 UX는 겉멋만 든 디자인보다 혼이 담긴 철학이 중요하다. @okgosu 

 

P.S 필자가 사용하는 안드로이드폰인 넥서스원에서 키보드 입력을 해보면 키보드 입력처리 속도가 손가락의 입력속도를 따라 잡지 못해 자음이나 모음입력을 빠뜨려서 오타를 많이 발생시키는 문제점이 있다. 이는 패치가 분명히 필요하다.

 


[필자 소개]
칼럼니스트 : 옥상훈
97년에 한양대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자바개발자로 IT 무림에 입문한 12년 차 IT 맨으로, 자바크래프트닷넷, 자바스터디 운영자로 활동했으며 한국 자바개발자 협의회 (JCO, JavaCommunity.Org)의 회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한국 소프트웨어 아키텍트 연합의 공동 의장을 맡고 있으며, 매크로미디어 컨설턴트를 거쳐 한국어도비 시스템즈에서 RIA 아키텍트를 맡았었다. UX, RIA기술 분야에 컬럼, 세미나, 컨설팅을 하고 있으며 twitter.com/okgosu를 사용하고 있으며 현재 UXConsulting.kr 블로그를 운영중이다.





출처 : http://www.zdnet.co.kr/column/column_view.asp?artice_id=20100910173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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