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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간 모텔투숙객 훔쳐본 남자

Flyturtle Studio 2017. 5. 23.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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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간 투숙객 훔쳐본 어느 관음증 모텔 주인의 어메이징스토리

1층짜리 건물 천장에 구멍 뚫어 관찰…"난 순수한 '성 연구가'일 뿐"

[제1253호] [일요신문] 



여기 한 남자가 50년 만에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그가 지금까지 세상에 알리지 않았던 은밀한 비밀은 그야말로 충격을 넘어 공포스럽게까지 하다. 1966년부터 1995년까지 29년 동안 콜로라도주 오로라에서 모텔을 운영했던 제럴드 푸스(81)의 이야기다. 한마디로 그는 관음증자였다. 천장에 구멍을 뚫고 모텔 투숙객들의 행동과 대화를 몰래 훔쳐보고 엿들었던 푸스는 자신의 이런 변태스런 행동을 가리켜 순수한 목적의 ‘연구 활동’이라고 주장했다. 심지어 스스로를 ‘성 연구가’로 칭했던 그는 30년 가까이 관찰한 내용을 보고서 형식으로 꼼꼼히 기록해 두기도 했다. 그가 목격한 것은 비단 투숙객들의 은밀한 성관계 장면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방문이 닫힌 지극히 사적인 공간에서 사람들이 얼마나 추잡해질 수 있는지도 목격했다. 심지어는 살인사건도 목격했다. 그러면서 점차 인간을 혐오하게 됐으며, 그렇게 사람을 믿을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푸스의 충격적인 비밀이 공개된 것은 최근 미 주간지 <뉴요커>를 통해서였다. 30년 넘게 푸스의 비밀을 공유하고 있었던 <뉴욕타임스>의 저널리스트인 게이 탤리스가 푸스의 동의하에 <뉴요커>에 푸스의 이야기를 소개한 것이다. 과연 푸스는 미치광이 관음증 환자였을까, 아니면 그의 주장처럼 성과학 분야의 선구자였을까.  



29년 동안 모텔 객실 천장에 구멍을 뚫고 투숙객들의 행동과 대화를 몰래 훔쳐보고 엿들었던 제럴드 푸스.  




“오늘 나는 ‘매너 하우스 모텔’을 매입했다. 이로써 내 꿈은 이뤄졌다. 마침내 다른 사람의 인생을 엿보고 싶은 갈망과 통제할 수 없는 욕망을 충족할 수 있게 됐다.” 


지난 1966년 ‘매너 하우스 모텔’을 매입했을 때의 감정을 푸스는 이렇게 표현했다. 그러면서 그는 마치 B급 영화에 등장하는 미치광이 과학자처럼 “사람들의 자연스런 모습을 관찰할 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근사한 실험실을 만들 것이다. 문 닫힌 방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지켜볼 것”이라며 집착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런 바람을 실현하기 위해 모텔방의 천장에 구멍을 뚫고 방안을 엿보았던 푸스는 이렇게 보고 들은 내용을 꼼꼼히 수기로 기록해 두었다. 10cm 두께의 이 기록물에 대해 푸스는 ‘관음증자의 학술보고서’라고 이름 붙였다.  


콜로라도주 덴버 인근에 위치한 ‘매너 하우스 모텔’은 21개의 객실을 보유한 1층짜리 건물이었다. 특별히 이 모텔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푸스는 ‘경사 지붕’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비스듬히 경사진 지붕 덕분에 생긴 다락의 빈 공간에서 아래층의 객실을 몰래 훔쳐볼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그는 열두 개의 객실 천장에 구멍을 뚫었다. 구멍을 뚫은 방에는 주로 젊은 선남선녀 커플을 배정했으며, 구멍을 뚫지 않은 아홉 개의 방에는 가족이나 개인 투숙객, 혹은 노부부나 신체적으로 덜 매력적인 커플에게 배정했다. 구멍 크기는 15x36cm로 비교적 큰 편에 속했다. 때문에 구멍을 통해 내려다 보면 침대를 포함해 화장실 안까지 방안 구석구석을 살펴볼 수 있었다. 


투숙객들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구멍에는 알루미늄 창살을 덧대었으며, 이렇게 감쪽같이 위장된 구멍은 객실에서 올려다보면 마치 환풍구처럼 보였다. 발자국 소리가 나지 않도록 다락방에 카페트를 깔아 놓았던 푸스는 무릎을 꿇거나 엎드린 채 구멍에 코를 박고 손님들의 행동을 훔쳐봤다. 


푸스가 탤리스에게 처음 편지를 보내 자신의 괴상한 ‘연구 활동’을 털어놓은 것은 지난 1980년이었다. 당시 익명으로 편지를 보냈던 푸스는 모텔을 운영하는 이유에 대해서 “내 관음증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그리고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성적으로 어떤 인생을 살고 있는지 알고자 하는 욕구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단지 호기심 때문이지 결코 음탕한 목적 때문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실제 푸스는 스스로를 ‘성 연구가’라고 칭했다. 심지어 ‘현대 성과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알프레드 킨제이와 자신이 동일선상에 있다고 여겼다. 그는 자신의 다락방을 인간 행동을 연구하는 실험실로 간주했으며, 자신의 연구 활동이 ‘킨제이 연구소’와 기타 성연구가들의 연구 활동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했다. 이유인즉슨 연구소의 실험은 피실험자들이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상태에서 행해지는 반면, 자신의 실험은 피실험자들이 누군가 자신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상태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보다 정확하고, 가치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고 그는 말했다.  


여러 해에 걸쳐 기록 사본을 탤리스에게 이메일로 전송했던 푸스는 이렇게 비밀을 공유하는 대신 절대 자신과 모텔에 대해서 세상에 공개해선 안 된다고 신신당부했다. 이를 약속했던 탤리스는 비밀보장 계약서에 서명했고, 그렇게 오랜 세월을 침묵했었다. 


제럴드 푸스가 콜로라도 오로라에서 운영한 매너 하우스 모텔.



푸스가 관찰한 손님들의 면면은 다양했다. 한낮에 여비서와 함께 찾아온 사업가나 출장차 혹은 휴가차 국내여행을 하고 있는 부부도 있었으며, 또는 동거 중인 연인이나 배우자 몰래 바람을 피우는 남편 혹은 아내도 있었다. 그런가 하면 동성애 커플이나 70대 후반의 노인들이 그룹 섹스를 하러 찾아오기도 했었다.  


구멍을 통해 눈앞에 펼쳐지는 모습에 푸스는 종종 흥분했으며, 흐뭇해했다. 하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었다. 사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지루하기 짝이 없었으며, 따분한 나머지 꾸벅꾸벅 졸기도 했다. 실제 많은 손님들은 방안에 앉아 줄기차게 TV만 보거나 시시한 대화를 나누었으며, 간혹 섹스를 하더라도 이불을 덮고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경우에는 기록으로 남길 것이 전혀 없었다고 그는 말했다.  


푸스의 첫 번째 관찰 대상은 1966년 겨울, 콜로라도 남부에서 온 한 30대 부부였다. 남편은 교양있는 사업가로, 대졸자로 추정되는 남자였으며, 아내는 통통한 체형의 이탈리아계 여자였다. 푸스는 이들이 방안으로 들어오는 모습을 다락에서 지켜보면서 극도의 희열을 느꼈다. 막강한 힘이 느껴졌고 전지전능한 신인 양 우월한 기분마저 들었다. 


처음에는 특별한 일 없이 시간이 흘러갔다. 남편은 사업 문제로 신경질적으로 통화를 하고 있었으며, 아내는 거울 앞에 앉아 머리를 매만지고 있었다. 마침내 아내가 옷을 벗기 시작하자 늘씬한 몸매가 드러났다. 아내가 침대로 올라와도 남편은 줄담배를 피면서 시큰둥하게 TV만 보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 후 아내에게 키스를 하기 시작한 남편이 아내를 애무하기 시작했다. 금세 발기가 된 남편은 정상위로 삽입했으며, 전희는 거의 없다시피한 채 5분 안에 사정을 했다. 아내는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했고, 관계가 끝난 후 바로 화장실로 향했다.


푸스는 첫 번째 관찰 대상에 대해 다음과 같은 결론을 적었다. “그들은 행복한 부부가 아니었다. 남편은 일에 너무 몰두해있었고, 아내를 위한 시간은 없어 보였다. 남편은 학력에 비해 섹스 과정과 전희에 대해서는 매우 무지해 보였다.” 두 번째 관찰 대상도 나을 것은 없었다. 30대 남녀 커플은 줄곧 돈문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고 술을 마신 다음 이불을 코까지 뒤집어쓰고는 쿨쿨 잠들었다. 세 번째 커플은 부유해 보이는 50대 초반의 부부였다. 추수감사절을 맞아 아들과 며느리를 보기 위해 찾아온 부부는 투숙한 당일 밤에는 부부관계를 갖지 않았지만 다음 날 아침 아내가 남편에게 오럴 섹스를 해주었다. 푸스는 이 부부에 대해 “상위 중산층의 고학력 중년 부부는 매우 즐거운 성생활을 하고 있었다”라고 결론지었다. 


그해 추수감사절부터 이듬해 1월까지 푸스는 총 46차례의 성관계를 훔쳐봤다. 어떤 사람은 자위를 했으며, 어떤 사람들은 스리섬을 하기도 했다. 가령 12월 어느 날 모텔에 찾아왔던 두 명의 남자와 한 명의 여자는 “집에 보일러가 고장이 났다”면서 투숙 이유를 밝혔다. 방에 들어선 세 명의 남녀는 즉시 옷을 벗었고, 남편은 아내와 남자가 다양한 체위로 섹스를 하는 모습을 옆에서 사진으로 찍고 있었다. 그런가 하면 친구 커플과 함께 모텔을 찾았던 한 남자는 옆방에서 커플이 섹스를 하는 동안 벽에 귀를 갖다댄 채 자위를 했다. 이 모습을 본 푸스는 “남자들은 모두 태생적으로 훔쳐보는 것을 좋아한다는 내 생각이 증명됐다”라고 말했다. 


푸스는 관찰이 끝난 후에는 관찰 대상자들과 가볍게 이야기 나누는 것을 좋아했다. 때로는 체크아웃한 손님 뒤를 따라 몰래 집까지 가보기도 했다. 한번은 멋쟁이 젊은 청년과 중년의 여성이 모텔에 묵은 적이 있었다. 폭탄주를 마신 둘은 곧 침대에 뒤엉켜 누웠고, 여자는 몹시 흥분한 듯 신음소리를 내뱉었다. 그런데 얼마 후 남자가 갑자기 행위를 중단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나 자동차 할부금을 못내고 있어요.” 그러자 여자는 지갑에서 100달러 지폐를 건네주었고, 돈을 받은 남자는 다시 여자 몸 위로 올라갔다. 일을 마친 남자는 50달러를 더 챙긴 후 재빨리 방을 빠져나갔다.  


여자가 모텔을 나가 집으로 향하자 푸스는 곧 여자 뒤를 쫓아갔다. 여자는 은퇴자들이 모여 사는 아파트에 살고 있었다. 열린 부엌 창문을 통해 그녀가 울고 있는 모습을 본 푸스는 이웃 주민을 통해 그녀의 남편이 베트남전에서 사망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 관찰 대상자에 대해 푸스는 “그 중년 여성의 왕성한 성욕은 매우 비극적인 것이었다”라고 적었다.


푸스가 구멍을 통해 지켜본 것은 비단 성행위뿐만은 아니었다. 푸스는 손님들의 화장실 습관에도 관심을 가졌다. 손님들의 배변 습관은 실로 희한하고 다양했다. 한 여성은 변기에 앉을 때 다리를 한쪽으로 모으고 앉는 습관이 있었으며, 한 남성은 벽을 바라보고 거꾸로 앉아서 볼일을 보기도 했다. 그리고 생각보다 많은 남자들이 세면대에 소변을 봤다. 


하지만 이런 관찰이 마냥 흥분되고 신나는 것은 아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푸스는 손님들에게 환멸을 느끼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추잡한 속임수와 위선을 알게 되면서 인간 본성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됐다. 가령 베트남전에서 다리를 잃은 한 군인이 아내에게 “사람들이 유일하게 목숨을 바치는 게 바로 돈이다. 우리가 베트남에 간 이유도 다 망할 돈 때문이었다”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는 실망했다.  


행동이 괴상하거나 짜증스러운 경우도 종종 있었다. 한 남성은 몰래 애인의 술잔에 소변을 보기도 했으며, 한 뚱뚱한 남자는 함께 투숙한 어린 남자에게 뿔달린 털의상을 입히고는 “너는 천사 같아. 이렇게 아름다운 양치기 소년은 내 평생 본 적이 없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방안에서 치킨을 먹던 어떤 남성은 기름 묻은 손을 침대보에 닦아 푸스의 속을 뒤집어 놓기도 했다. 


푸스가 분류한 손님 유형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것은 ‘솔직하지만 불행한 커플’이었다. 이들은 모텔에 머무는 동안 결혼 생활에 대한 불만을 늘어놓곤 했다. 그런가 하면 ‘정직하지 못한 손님’ 유형도 많았다. 이런 유형의 손님들은 일주일에 한 번꼴로 모텔을 찾아왔다. 한 부부는 며칠 동안 모텔에 묵으면서 숙박비를 나중에 계산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멍을 통해 엿들은 결과 이는 모두 거짓말이었다. 남편은 아내에게 “프런트에 있는 멍청한 놈은 내가 정말 시카고에서 온 줄 아는 모양이야. 오마하 호텔에서 그랬던 것처럼 이 놈도 속이자구”라고 말했다. 


이런 부정직한 일이 몇 차례 발생하자 푸스는 손님들을 대상으로 일종의 ‘정직성 테스트’를 실시해보았다. 자물쇠가 달린 서류가방을 객실 안의 장롱 안에 넣어둔 후 손님이 체크인할 때 일부러 아내에게 “어떤 사람이 전화를 걸어왔는데 1000달러가 들어있는 서류가방을 놓고 갔대”라고 큰소리로 말하는 것이었다. 그런 다음 푸스는 즉시 다락방으로 올라가 손님들의 행동을 지켜봤다. 테스트에 참가한 열다섯 명의 손님들 가운데 단 두 명만이 서류가방을 프런트에 가져다 주었고, 나머지 손님들은 모두 자물쇠를 부수고 가방을 열어본 다음 몰래 가방을 버렸다. 


이처럼 그가 구멍을 통해 본 것은 섹스 외에도 강간, 성착취 그리고 도둑질 등 실로 다양했다. 이런 관찰이 계속되면서 그는 점차 사람들에게 실망했고, 급기야는 인간을 혐오하게 됐다. 푸스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부정직하고 불결하다. 그들은 서로를 속이고 거짓말을 하며, 사리사욕에 따라 행동한다”라고 비난했다. 점차 반사회적이 되어갔던 그는 점점 더 모텔 손님들과 마주치는 것을 피했다.  


자신의 관찰 행위를 진지한 연구라고 간주했던 푸스는 매해 연말이 되면 결산을 내곤 했다. 가령 1973년의 경우에는 총 296회의 성행위를 관찰했는데 이 가운데 195회는 백인 커플이었다. 대부분은 정상위를 선호했고, 184명의 남성들이 오르가슴을 느꼈던 반면 여성들은 33명만이 오르가슴을 느꼈다. 또한 329회의 성행위를 관찰했던 1974년에는 성욕에 따라 관찰 대상자들을 다음과 같이 분류하기도 했다. 1.성욕이 매우 강함(12%) 2. 적당히 성생활 즐김(62%) 3. 성욕이 낮음(22%) 4. 전혀 섹스를 하지 않음(3%).  


모텔 운영이 잘되자 1991년 가까운 거리에 있는 ‘리비에라 모텔’을 추가 매입했던 푸스는 이 모텔에도 네 개의 가짜 환풍구를 설치해 손님들의 행동을 훔쳐봤다. 하지만 1995년 무릎 관절염이 악화돼 더 이상 사다리를 오르내리거나 다락방을 기어다닐 수 없게 되자 결국에는 모텔 두 채를 모두 팔아버렸다. 현재 ‘매너 하우스 모텔’은 전부 철거됐으며, 해당 부지는 텅 비어 있는 상태다.  


그리고 지난 2013년 마침내 푸스는 탤리스에게 “이제 내 이야기를 세상에 공개할 준비가 되었다”고 알려왔다. 모텔을 매각한 지 18년이 지난 후였으며, 공소시효가 지났기 때문에 이제는 어떤 손님도 자신을 사생활 침해죄로 고소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푸스의 동의를 얻어 탤리스는 올해 말 푸스의 관음증에 대한 책을 출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푸스의 놀라운 이야기는 머지않아 할리우드 영화로도 제작될 예정이다. 판권을 사들인 ‘드림웍스 픽처스’가 제작을 맡을 예정이며, 감독은 <007 스펙터>와 <007 스카이폴>의 연출을 맡았던 샘 멘데스 감독이 선정됐다. 



출처 : http://ilyo.co.kr/?ac=article_view&entry_id=180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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