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깊은곳에서 사는 물고기]
가장 깊은 물에 사는 생물, 특히 어류에 대한 탐사작업은 옛날부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으며
그 미스테리는 풀렸는지 아니면 아직도 풀 것이 남아있는지 모를정도로 우리에게 알려진 것이 없단다.
우리에게 알려진 가장 깊은 바다인 마리아나 해구가 탐사된지 20년도 더 됐고
거기에 사는 생물(무려 가장 깊은 바다에 사는 생물이다!)도 채집했으나
아직도 '가장 깊은 곳에 사는 어류' 가 무엇인지는 밝혀내지 못했지.
마리아나 해구에서 발견된 hidrondellea gigas.
흔히 거북이 밥으로 주는 감마루스랑 친척이다.
중요한건 마리아나 해구에서는 어류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사실이야.
하지만 마리아나 해구에서 어류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해서
11000m의 깊은 물에서 물고기가 살 수 없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는 말이다.
이 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해구의 특수한 환경을 고려해야되지.
abyssal plain 이라고 부르는 부분은 흔히 우리가 일컫는 '심해저대' 부분으로
대략 깊이 4000~5000m사이의 태평양이나 대서양의 밑바닥을 말하는 지형이지
그리고 저런 평평한 심해저대에 드문드문 깎아지른 나락과도 같은 구덩이들이 있는데 이것이 해구다
이 해구로 이루어진 5000m~11000m 구간을 '초 심해대' 라고 부르지
이 심해바다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하는 깊이 5000m의 해구 구덩이들은 각각 하나의 생태계를 구축한다
문제는 이 해구들은 완벽하게 고립된 세계인데다 해구들끼리는 이어져 있을 턱이 없기 때문에
이 초 심해대에는 아예 그 지역에만 사는 생물들이 산다는 것이지
예를들어 어느 해구에서 a라는 동물을 발견했다면
그 a는 이 세상 다른 어디에도 없는 그 해구의 고유한 생물체라는 것이다
맨 처음에 사람들은 해구에선 물고기가 전혀 살지 못한다고 믿었다
어류같은 고등동물이 초 심해대의 엄청난 수압과 차가운 수온을 견뎌는건 무리하고 생각한거지
게다가 해구에 사는 생물체를 연구하기 위해선 직접 탐사를 해야되는데
이렇게 되면 연구비는 엄청나게 많이 들기 때문에
그냥 적당한 위치에 그물을 내려서 표본을 체집하는 방법을 이용했다
이런 방식으로 연구를 하면 자연히 심해저 바닥에 있는 생물들을 잡아올리게 되고
연구자들도 대충 여기사는 어류들이 가장 깊은 바다에 사는 어류들이라고 생각하게 된거다
대표적으로
최고 4000m에서 발견된 abyssal spider fish
역시 4000m 심해저바닥에서 발견된 thaumatichthys
최고 5400m 수심에서 발견된 one jaws
같은 물고기들이 가장 깊은 바다에 사는 물고기로 여겨졌던 것이지
그러다가 2000년대 초, 상당히 흥미를 끄는 사건이 발생하게 되는데
어느 연구진들이 한 물고기의 시체를 발견하게 되지
문제는 이 시체가 해저 8500m에서 발견되었다는 사실이다
비록 시체이긴 했지만 8000m가 넘는 초 심해대에서 발견된 이 물고기의 시체는
해구에서도 물고기가 살 지도 모른다는 의문점을 심게하기 충분했고
얼마지나지 않아서 일본과 영국을 비롯한 여러나라의 대학 연구진들이
'세상에서 가장 깊은 바다에 사는 어류' 를 찾기위한 팀을 만들게 된다
(물론 위에서 얘기한 물고기 시체때문에 팀이 만들어진 것은 아니지만)
탐사방법은 존나 간단했다
그냥 무인탐사정을 해구로 보내서 거기에 사는 생물들을 찍어오는 거였지
하지만 이 세상 해구를 다 뒤져봐야했기 때문에 엄청난 개노가다였다
연구가 얼마나 힘들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2008년 일본 근처 해구로 보내진 한 무인탐사정은 상당히 재밋는걸 발견하게 되지
바로 물고기였다! 해구에서 물고기가 발견된 것이다
그것도 무려 7700m의 나락과도 같은 해구에서 살고있는 물고기란 말이지
이것이 바로 그 7700m에서 살고 있던 물고기들로
이름은 Pseudoliparis amblystomopsis로다
총 17마리가 카메라에 찍혔고 얘내들은 바다 밑바닥에서 죽은 동물들을 먹고 있었다
15cm~30cm정도 크기의 이 물고기들을 본 학자들은 일제히 '귀엽다' 는 말을 했데
심해어류들을 연구하던 학자들은 이 물고기를 보고 상당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는데
이유는 심해어치고 생각이상으로 멀쩡하게 생겼기 때문이지
그리고 근육이 너무 퇴화해서 제대로 움직일 수도 없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빠르지는 않았지만 잘만 헤엄치고 다녔다는구만
참고로 얘네들이 살고 있는 지역의 수압은 평방 8000톤으로
적절한 예를 들어주자면 우리는 챔피언에 나온 미니카 위에 코끼리 1600마리가 올라간 정도다
게다가 수온은 빙점에 가까운 수준이여서
아마도 저 동물들이 살고있는 곳에선 쟤네들을 잡아먹을 수 있을 포식자는 없었을거 같다네
잡아올린 표본은 비늘이 없고 점막질로 이루어져 있었으며
신체에 근육이 극단적으로 적었다
이 물고기들에 대해 연구된 것은 없다시피하며 겨우 친척관계 정도만 규명이 되었지
학자들은 이 물고기가 아마 꼼치(snail fish)의 먼 친척뻘 될거라고 하더라구
snail fish. 좀 비슷하게 생기긴 했네
세상에서 가장 깊은 물에서 사는 물고기가 발견된지 1년이 지난 2009년
Pseudoliparis amblystomopsis를 발견했던 이 연구진들은 뉴질랜드 근처 해구를 탐사하다
7500m 지점에서 또 어류를 발견하게 돼
바로 이 녀석들이었어
딱보고 뭔가 닮았다고 생각되지 않냐
그래 바로 방금 위에서 얘기했던 Pseudoliparis amblystomopsis지
비슷한 수준이 아니고 아예 똑같이 생긴 물고기를 다른 해구에서 발견하게 된거야
하지만 더 놀라운건 이 녀석은 이전에 발견했던 놈들하고는 완전히 다른 생물이라는 거였지
그래서 이녀석들의 이름을 Notoliparis Kermadecensis 라고 지었어
존나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고 학자들은 큰 혼란에 휩싸였다
왜냐면 아까 맨 위에서 설명했듯이 해구는 고립된 환경이고
해구에서 발견된 생물체들은 다른 곳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그 해구의 고유종인데
이 경우에는 두 해구에서 완벽하게 똑같이 생긴 다른종의 물고기가 나온것이야
그것도 조금 멀리 있는 해구도 아니고 10000km가 넘게 떨어진 일본과 뉴질랜드의 해구지
왜 이렇게 떨어져있으면서 완전히 다른환경을 하고있는 곳에서 같은 생물체가 나왔을까
두 표본을 조사해본 결과 비슷한 조상을 공유한다는 결과가 나오기는 했지만
두 동물은 상당히 거리가 먼 친척관계였데
그래도 뭐 아예 상관자체가 없는건 아니긴 해도 아직도 미심쩍은 부분이 많았다
친척관계에 있는 생물일지라도 환경에 따라서 얼마든지 다르기 진화할 수 있다는거지
광어와 돛새치는 가까운 친척이지만 같은 계열 동물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완전히 다르게 생기지 않았냐?
뭐 어찌됐건간에
학자들은 해구환경에서 모든어류는 저런 형태와 특징을 가지게 된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솔직히 뭔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았다는 느낌이 있지
아직 탐사하지 않은 초심해대구역도 많고
더 깊은 곳에서 또 다른 어류가 발견될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있기 때문에
이 어려운 미스테리는 당분간 풀리지 않을거 같다고 생각한다
http://me2.do/GBRq1H8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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