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하지 않은 옷은 싸구려로 보인다
비싼몸 익숙하지 않은 옷은 싸구려로 보인다. 이달 197페이지 서른아홉 번째 줄에 나오는 문장이다. 유나이티드 애로우즈의 디렉터 가모시타가 한 말이다. 그래, 익숙하지 옷은 싸구려로 보인다. 싸구려를 입었는데 싸구려로 보이는 건 억울할 일이 아니다. 하지만 비싼 걸 입었는데 싸구려로 보인다면 가슴 칠 노릇이다. 그 이유를 그는 ‘익숙하지 않아서’라고 단정한다. 옳다. 나 역시 옷을 입는 품새, 패션지 용어로 치환하자면, 스타일링의 기술이란 ‘익숙함’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똑같은 화이트 티셔츠 한 장에도 표정이 백만 가지다, 라는 내가 자주 써먹는 말이 있는데 이 역시 같은 맥락이다. 누군가의 화이트 티셔츠는 순박하고 누군가의 것은 천격스럽고 누군가의 것은 결연하고 누군가의 것은 강인하고 또 누군가의 것은..